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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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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부쩍 까칠해진 중국... 외교부 "의미 있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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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김홍균(왼쪽에서 두 번째) 외교부 1차관과 쑨웨이둥(오른쪽에서 두 번째)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한·중 외교안보대화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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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혈맹'으로 통하는 중국의 기류가 심상찮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맞춰 보란 듯이 서울에서 한국과 외교안보대화를 열었다. 갈수록 밀착하는 북러 밀착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양자 왕래”라며 말을 아끼지만, 불편한 심기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외교부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취재진과 만나 “푸틴 대통령의 방북 등 북러 협력이 강화되는 시점에 개최된 이번 대화는 개최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사전에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열리기 전엔 (푸틴 방북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외교안보대화) 일정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개최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은 전날 서울에서 차관급으로 격상된 ‘2+2’ 형식의 고위급 대화를 가졌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쑨웨이동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양국 수석대표로 나섰다. 6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의’ 끝에 양국은 외교안보대화 정례화에 합의하고 고위급 교류·소통의 모멘텀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대화에 중국이 응한 것을 놓고 외교가에서는 "북러 간 ‘위험한 거래’를 견제하려는 의미가 담겼다"고 해석했다. 실제 중국과 북한의 껄끄러운 정황은 한둘이 아니다. 중국은 코로나19 봉쇄가 풀린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에너지 거래를 비롯한 무역이 활발한 반면, 북한에는 여전히 국경을 열지 않고 있다.

북한도 ‘중국 패싱’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1월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일어난 강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각하’로 칭하며 “노토반도 지진 피해에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전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지만,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 벌어진 강진 피해에 대한 김 위원장의 공개 메시지는 없었다.

아울러 같은 달 대만 총통 선거와 관련해 북한의 공개 성명도 나오지 않았다. 당시 선거는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 의미가 부각된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와 달리 북한은 국제사회가 모두 규탄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러시아를 적극 지지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는 중국이 지난달 말 한중일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이번 한중 외교안보대화, 그리고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신창싱 장쑤성 당서기 방한 등을 놓고 "한국과의 소통을 늘리고 있다"며 주시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대화에서 중국에 한반도 평화 안정과 북한의 비핵화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중국은 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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