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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견제' 美, 韓신남방정책 접점 고리로 '인도·태평양' 띄우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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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앞둔 스틸웰, 한미 차관보 회동…에너지·인프라·5G 다각협력

美, 협력동향 설명서에 '공동성명' 타이틀 추가→'공동설명서'로 수정

연합뉴스

한미 외교차관보 회동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와 데이비스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는 2일 태국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한미동맹 현안과 한일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2019.11.3 [외교부 제공]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과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간 공통분모를 찾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접점을 연결고리로 '중국 견제용'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을 동참시키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와 데이비스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태국 방콕에서 만난 자리에서 에너지·인프라·디지털 경제·인적 역량 강화 등의 협력 동향을 망라한 '설명서'(Fact Sheet)를 마련했다.

외교부와 국무부는 이 설명서를 각각 공개했다.

미국은 설명서 자료를 국무부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배포하면서 당초 '신남방 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간 협력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이라는 제목을 추가로 붙였다가 이후 홈페이지 게재내용 수정을 통해 '공동성명' 부분을 '공동설명서'(Joint Fact Sheet)로 바꿨다.

외교부 자료상의 '설명서'에 맞춰 표현을 통일시키면서 '공동'의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한미 외교차관보 협의 후 낸 보도자료에서 "한미는 양국 간 미래지향적 동맹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취지에 따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 간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보도자료에서 한미 양 차관보가 한미 정상이 지난 6월 30일 정상회담에서 천명한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간 협력 의지를 토대로 양국 정부가 그간 실질적 협력을 진전시킬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온 결과, 이러한 설명서를 마련한 데 대해 평가했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지난달 24일 스틸웰 차관보의 오는 5일 방한 관련 보도자료를 내면서 양대 의제로 '한미 동맹의 힘'과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남방정책 간 협력'을 꼽았던 만큼, 스틸웰 차관보의 이번 방한 일정에서도 인도·태평양 전략 문제가 비중 있게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간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과 미국'이라는 제목의 7쪽 분량 설명서는 ▲에너지를 통한 번영 ▲인프라 시설과 개발 금융을 통한 번영 ▲디지털 경제를 통한 번영 ▲사람: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 및 시민사회 ▲평화와 안전보장 등 분야별 협력 방안을 상세히 담고 있다.

여기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맺은 '인프라 협력 양해각서'(MOU)를 비롯해 원활한 5세대 이동통신(5G) 전환 지원을 위한 아세안 및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합동 역량강화 워크숍, 수자원 관리, 해양 안보, 기후 변화 대응, 보건 분야 협력 등도 포함됐다.

설명서는 머리말에 "한국과 미국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간 개방성, 포용성, 투명성, 국제규범에 대한 존중, 아세안 중심성이라는 원칙에 따른 협력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하고 번영하는 역동적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함께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용 포석과도 직결돼 있다.

미·중 간 1단계 무역 합의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이지만 미국은 1단계 합의가 안 되면 관세 인상에 나서는 한편 중국의 '7대 죄악'을 다루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고강도 발언을 쏟아내며 잇따라 '중국 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은 중국의 반발 등을 감안해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조화로운 협력'을 표방하고 있지만, 미중 '파워 게임'과 맞물려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층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대중(對中) 견제에 협력해달라는 미국의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G2(주요2개국)인 미·중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적 위치를 선정해야 하는 우리 정부로선 고민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 시선이다.

실제 지난달 워싱턴DC에서 홍 부총리와 므누신 장관이 만났을 때도 미국 측의 최대 관심사는 MOU 체결이었다고 홍 부총리가 특파원단에 전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그러한 의지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불편해하는 기류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국익'을 강조하며 "'올 오어 너싱'(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이나 어느 한쪽으로만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측면을 감안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을 아낀 바 있다.

앞서 국무부도 지난 7월초 트럼프 대통령의 6월말 방한 관련 설명자료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심화'라는 소주제를 별도로 배정하며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우리 정부는 어떤 지역구상과도 원칙을 기초로 적극 힘을 모은다는 일관된 입장을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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