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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의원, 유럽이사회 고발…"총리의 EU 보조금 남용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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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체코 총리, 자신의 기업에 EU 보조금 지급

EU 집행위 보고에도 유럽이사회는 '나 몰라라'

뉴시스

【브뤼셀=AP/뉴시스】 10월17일(현지시간)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모습. 31일 가디언에 따르면 체코 야당 의원은 '유럽이사회(정상회의·European council)'가 바비시 총리의 EU 보조금 남용을 방치했다며 고발했다. 20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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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의 가장 강력한 의사 결정 기구인 '유럽이사회(정상회의·European council)'가 체코 상원의원의 고발로 법정에 서게 됐다.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가 EU 보조금을 자신의 영리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에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루카시 겐크네히트 체코 상원의원은 유럽이사회가 EU 보조금을 제대로 감시하고 있지 않다며 유럽사법재판소를 통해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겐크네히트 의원은 "바비시 총리는 EU 보조금을 받는 기업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며 "유럽이사회에서 그가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이익을 충족시킬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체코에서 두 번째로 부자인 바비시 총리는 농업 재벌기업 '아그로페르트'의 창업자다. 재무부 장관을 지내다 2017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총리직에 올랐다.

그의 회사 아그로페르트는 2018년 한 해 동안 최소 8200만 유로(약 1067억원)의 EU 보조금을 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초 체코 현지 매체들은 EU 보조금과 관련한 바비시 총리의 사기 혐의에 대한 EU 집행위의 보고서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EU는 회원국이 특정 사업자에 보조금을 지급할 때 사전에 신고하고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도록 한다. 문제는 바비시 총리가 EU 정부수반들의 회의체인 유럽이사회에서 체코를 대표해 예산 표결권과 거부권을 행사하는 데서 발생한다. 체코의 농업 보조금 예산에 대해서도 그의 입김이 작용한다.

바비시 총리는 "말도 되지 않는 거짓말"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아그로페르트는 백지신탁을 했다. 어떠한 위법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겐크네히트 의원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EU 정상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물론 그들이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곧 유럽의 수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EU 보조금 지급 원칙을 결정하는 바비시 총리는 동시에 (EU 보조금의) 가장 큰 수혜자다"며 "유럽이사회는 EU 집행위, 유럽의회와 달리 이해상충에 대한 지침과 원칙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겐크네히트 의원은 "EU의 총리와 대통령은 일반 시민들과 다른 법률에 지배를 받느냐"고 반문하며 "유럽의 법은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들이 법을 따르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역행한다"고 말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유럽이사회가 2020년 회원국 예산을 확정하기 전 판결을 내려달라는 겐크네히트 의원의 요청을 검토 중이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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