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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떠밀려 '조국 사태' 사과했다가 친문 당원에 뭇매 맞는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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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표, 전날 기자간담회서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권리당원 70만명 중 극소수" 발언도
李대표 발언 후 24시간 동안 당 게시판에 2900개 글 올라와…대부분 李대표 사퇴 요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에 대해 일부 권리당원들이 31일 당 홈페이지 내 게시판에서 거세게 사퇴 요구를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당원이 극소수라고 말한 것이 오히려 친문(親文) 지지자들의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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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한 전날 오후 2시 이후 하루만에 290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29일에는 하루 동안 총 998개의 글이 올라왔다. 이 대표 기자간담회에 화난 당원들이 평소의 세 배에 가까운 글을 게시판에 올린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권리당원이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조 전 장관을 지켜내지 못한 이 대표는 사퇴하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 "권리당원이 70만명 가까이 된다. 당 게시판에서 사퇴를 요구하고 비판한 사람은 2000명쯤으로 극소수"라며 "그 사람들 의견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대다수 당원들의 뜻에 따라서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당원은 '어이 없는 이해찬 대표 사과'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과를 하려면 조 전 장관을 지키지 못한 걸 사과해야지, 이게 여당 대표가 할 언행인가"라며 "당장 사퇴하라"고 했다. "당원들 X무시 하는 대표라는 작자를 처음 본다. 이 당원 게시판이 민심"이라고 했다. "문파(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스스로를 칭하는 단어) 의견은 한 줌이냐, 누가 조국 장관님 사퇴시켰는지 잘 알겠다. 이해찬은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글도 있었다. 이 대표의 '극소수' 발언과 관련해서 "극소수 중 한 명이다. 총선에서 민주당 안 찍는다", "극소수 여기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다른 당원은 "고작 2000여명 정도? 그럼 여론조사도 전국민 다 조사하고 민심이라 하냐"는 글이 올라왔다. "총선이 5개월 남았는데, 이 대표가 지금 사퇴하면 당은 끝장 난다"는 글도 있었지만, 이런 내용의 글은 소수였다.

이 대표의 전날 기자간담회는 당초 계획보다 6일을 당긴 것이다. 일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 전 장관 사태 때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책임론이 제기될 조짐이 보이자 선제적으로 조국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많았다. 그런데 그 사과에 이번엔 친문(親文) 지지자들이 이 대표를 다시 공격하고 나온 상황이다. 이 대표가 양쪽에서 낀 처지가 된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모든 문제에 책임은 당 대표가 지는 게 맞는다"면서도 "사실 관계에 기초한 비판이 됐으면 좋겠다. 각자의 입장에서 모든 불만을 당 대표에게 전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일부 권리당원 중심으로 제기되는 이 대표가 조국 전 장관을 낙마시키는데 앞장섰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 거꾸로 이 대표나 당의 역할이 없었으면 장관 임명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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