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7개월 늦은 출발이지만 낮은 규제장벽 덕 원격의료 등 신서비스 활성화 예상
중국 내달 1일 5G(5세대)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5G폰 모델 출시가 늘면서 위축된 중국 스마폰시장을 회복시키는 동시에 장비투자와 신서비스 투자로 이어져 중국의 경기를 부양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제일재경일보 등 중국 언론은 31일 오전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공업신식화부와 차이나모바일 차이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3대 통신사가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5G 정식 가동 행사를 갖고 내달 1일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이우시에 있는 화웨이 매장 /조선비즈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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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경기부양 차원에서 당초 하반기로 예정됐던 5G 라이센스 발급을 지난 6월 단행했다. 3대 통신사와 방송사인 중국광전 등 모두 4개 사업자를 선정했다. 중국의 3대 통신사는 이미 8만 6000여개의 5G 기지국을 깔아 시범 개통한 상태다. 올해말 기지국수가 13만~15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화웨이 ZTE 같은 중국업체 뿐 아니라 에릭슨 노키아 등도 중국에서 5G 장비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3대 통신사는 9월말부터 5G 사전 가입예약을 받았고, 이미 1200만명이 넘어섰다. 지난 4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의 실제 가입자수 350만명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에서 4G는 월요금 최저가 수준이 19위안인 반면 5G는 128위안으로 6배가 넘는다.
5G폰 판매가 늘면서 위축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중국에서 올들어 9월까지 팔린 휴대폰은 2억 87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8월부터 중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5G폰은 78만 7000대에 달했다. 0.3% 수준이다. 하지만 9월 한달간만 놓고 보면 전체 휴대폰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중국업체들이 내놓은 5G폰 모델은 9월말 기준 18종이다. 세계 최대 휴대폰시장인 중국의 5G 상용서비스에 맞춰 신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지난달 내놓은 올해 주력 스마트폰 ‘메이트 30’의 5G폰 모델을 11월 1일부터 정식 발매한다. 허강 화웨이 스마트폰 부문 총재는 메이트 30 5G 모델 판매량이 연내 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3일 중국 기업으로서는 첫 폴더블폰인 ‘메이트 X’를 공개한 화웨이는 이 제품을 오는 11월 15일 정식 발매한다고 알리면서 5G폰 모델도 함께 출시한다고 밝혔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 10종 이상의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했다.
중국언론들은 세계 최대 소비 축제가 된 중국의 11월 11일 온라인 할인행사(광군제)에서 5G폰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신문망은 온라인쇼핑몰 징둥에서만 삼성전자 화웨이 샤오미를 비롯해 10여개 업체의 5G폰이 팔리고 있다며 11월 11일이 첫번째 5G폰 전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언론들이 5G폰 시장이 폭발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내년에 애플도 가세한다. 애플이 8000만 대 이상의 신형 5G 아이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와 CNBC가 30일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5G 아이폰 생산을 위해 공급업체들을 동원하고 있다며 내년에 최소한 8000만 대의 5G 아이폰 3개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으로, 퀄컴으로부터 공급받은 5G 모뎀칩이 탑재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미디어 업체 MIC는 내년에 전 세계적으로 2억 600만대의 신형 5G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의 약 18%에 해당한다.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글로벌 5G 스마트폰 매출이 2022년 4G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에 세계 5G 가입자의 40%(6억명)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CCS 인사이트는 2023년 전세계 10억명의 5G 가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5G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위축된 중국 경제의 회복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첸하이팡저우자산관리 진하이타오(靳海涛)회장은 "5G 통신망 구축을 위한 통신사들의 투자자금은 최소 4G의 1.5배에 이를 것"이라며 "2020~2035년 전세계 5G 산업 사슬 투자액 3조5000억달러(약 3913조원) 가운데 중국이 3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신식통신연구원에 따르면 2020~2025년간 중국에서 5G 발전이 직접 창조하는 경제 부가가치가 3조3000억위안(약 538조원)에 달하고, 직접 창출할 일자리도 310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에서 5G는 사물인터넷(IoT) 등에 기반한 새로운 응용서비스를 쏟아내는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먀오위 공업신식화부 부장(장관)은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5G를 통한 통신의 20%만이 사람과 사람간 통신"이라며 "나머지는 사물과 사물간, 사물과 사람 사이 특히 모바일 IoT 통신을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세계 처음으로 지난 4월 상용화한 한국 보다 7개월 늦은 출발이지만 우리보다 낮은 신사업 규제 장벽 덕에 5G 기반의 원격의료 자율주행 차량 호출 등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빠른 속도로 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오광진 정보과학부장(xiexi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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