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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젊은 농어업인들의 희망보고서 3편, 정선산마늘 '김주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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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지 기자]
문화뉴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정선산마늘 '김주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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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오윤지 기자] 정선산마늘을 운영하고 있는 '김주식' 대표를 소개한다.


예민한 감각과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산마늘(명이나물) 재배


정선산마늘 김주식 대표는 도시에서 생수 판매 사업을 하다가 귀농을 결심하고 34세에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산마늘을 재배하기로 결심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산마늘을 기르기에 적합한 곳을 찾다가 무연고지인 정선에 정착했다. 농사 경험이 없었던 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세심하게 정성을 쏟는 그의 영농 비결을 들어본다.


산을 좋아해 농사를 시작한 사나이


강원도 정선군의 북동쪽에 위치한 임계면에는 정선의 지형과 기후를 십분 활용해 향긋한 산마늘을 재배하는 정선산마늘이있다. 그곳의 대표가 바로 2012년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김주식 대표다. 검붉은 얼굴에 넉넉한 인상을 한 김주식 대표는 전형적인 산사람이다. 히말라야와 미국의 요세미티를 등반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등산학교 강사로 일하기도 했다. 이런 산사람 34세의 나이에 늦깎이로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경기도 의정부 태생으로 안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의정부와 안산을 오가며 10년 넘게 생수 판매 사업을 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늘 산을 꿈꿨기에 도시 생활에서 이렇다 할 의미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업을 접고 과감히 귀농을 준비하던 중에 한국농수산대학이란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후 준비 끝에 한국농수산대학 버섯학과에 입학한 김 대표는 한 학기만 다니고 전공을 특용 작물로 바꿨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산을 오르는 것에 익숙하여 오랫동안 천천히 재배해야 하는 특용작물이 좀 더 체질에 맞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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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하나만 보고 아무 연고 없이 정착한 정선


늦게 시작한 만큼 어린 동기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했다. 김 대표는 2학년 현장실습 때 산채연구소란 곳에서 1년을 넘게 보냈다. 실습 이수 기간은 10개월 이었지만 실습에서 얻는 것이 많았기에 정해진 기간보다 더 오래 연구소에 머물렀다. 김 대표는 이때의 실습 경험을 바탕으로 남들이 하지 않는 블루오션이 뭘까 고민한 끝에 진입장벽이 높은 산마늘을 재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3학년이 되자마자 산마늘 종자를 발아시켜 모종 재배를 시작했다. 산마늘 모종을 기르는 데는 3년이 걸렸다. 그 후로 정식을 해서 3년을 더 키운 다음에 수확을 할 수 있었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무려 6년이 걸린 것이다. 길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보람있었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겨울을 제외하고 연중 서늘한 정선은 산마늘을 재배하기에는 천혜의 지역이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아무 연고도 없는 정선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김 대표의 산마늘밭은 두 군데다. 해발 500m에 위치한 집 바로 옆에 있는 재배지와 집에서 300m가량 더 올라가야 나오는 재배지가 있다.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두 곳에서 나는 산마늘의 맛과 향이 뚜렷하게 다르다. 고추에 비교하자면 집 옆 밭에서 나는 산마늘은 풋고추, 높은 밭에서 나는 산마늘은 청양고추같이 산마늘 또한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것이 풍미가 훨씬 진하다.


한편 연고 없이 귀농하면 어려움이 많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인간관계다. 특별히 누가 나빠서라기보다 오랜 시간 쌓아 온 지역 사회의 정서나 규칙 같은 것을 외지인은 모를 수밖에 없다. 귀농한 지 10년 가까이 되다 보니 지금은 꽤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구석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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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까다로운 작물에 능한 농부


등반에서 몸에 익은 기다림의 시간에 익숙해 진 탓인지 김 대표는 남달리 재배기간이 길거나 발아가 어려운 까다로운 작물 재배에 능하다. 산마늘은 예전에는 6년을 길러야 수확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5년만 기르면 수확할 수 있다. 부단한 연구와 노력 끝에 1년의 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하지만 그걸 기다리는 시간이 어디 쉬울까. 김 대표는 에베레스트, 요세미티를 등반하는 마음으로 그 과정을 천천히 기다리며 수행했다고 한다. 이런 인내심과 더불어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등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꼼꼼함과 세심한 후각이 산마늘처럼 까다로운 작물을 다루는 과정에서 장점으로 발휘됐다.


산마늘 종자는 종피를 깨끗이 벗겨낸 뒤 8~9월에 파종해야 이듬해 봄에 싹을 틔운다. 흙을 깊게 파서 종자를 뿌리고 볏짚과 차광막 등의 피복재를 이중으로 땅에 덮어줘야만 무사히 겨울을 나고 싹을 틔울 수 있다. 봄이 오는 4월에는 피복재를 벗겨 내야 새싹이 제대로 자라날 수 있다. 모종을 재배해서 판매하고 있는 눈개승 마는 흙을 덮지 않은 상태에서 햇빛을 쬐어 발아를 시켜야 하는데 차광막을 살짝 덮어 놓은 상태에서 하루 세 번씩 물을 주는 정성을 들여야 한다. 밭 한쪽에서 시험 재배하고 있는 아스파라거스는 최소 3년은 기른 다음 15년에 걸쳐 채취하는 장수식물이다. 이렇듯 예민한 감각과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작물 재배에 탁월한 김 대표이지만 매사가 그의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자칫 냉해 같은 자연재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평소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산마늘은 4~5월경에 한 달이 채 안되는 기간에만 수확하지만 관리는 1년 내내 쉴틈없이 계속된다. 김 대표의 경우 국내 포털 사이트와 구글 사이트의 일기예보를 비교해가며 그동안의 경험까지 동원해 물관리를 하고 토양분석도 매년 실시하고있다. 처음 2년간은 1년에 두 번 했고 3년 차부터는 매년 한 번씩 한다. 비료도 늘 신경써서 주고있다. 예전에 어느 기관에서 발간한 농사 서적에 실린 대로 비료를 준 적이 있는데 염류 장애(토양 중에 염류가 많으면 작물의 생육이 위축되고 심하면 고사하게 되는 현상)가 발생할 뻔한 적이 있다.


밭마다 토양이 다르고 원인 또한 다른데 토양분석을 실시하고 농장일지를 분석해 보니 인산 집적이 문제였다. 그 후로 김 대표는 시중에서 판매 하는 복합비료 대신 단일비료를 쓰기 시작 했다. 몇 년 전부터는 비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유기농산물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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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정선산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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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류를 온라인으로 판매해 안정적인 판로와 수입 확보


김 대표는 오랫동안 공들여 재배한 산마늘을 어떻게 판매하고 있을까? 다른 농작물과 마찬가지로 산마늘도 농협이나 기업에서 수매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안정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위험은 있다. 공급량이 초과하거나 가격이 떨어질 다른 이유가 있지 않더라도 기관 정책에 따라 수와 매 가격이 뚝 떨어지는 상황이 그렇다. 이에 김 대표는 판로 개척과 수익 향상을 위해 절임류에 도전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소비 자에게 직접 절임류를 판매하면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고 품질에 맞는 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최근 농장 내에 가공 공장과 냉장 저장고 시설을 완비했다. 더불어 홍보와 농장 관리 차원에서 운영 하는 블로그는 현대의 농사꾼이라면 게을리 할 수 없는 과제다. 농사일에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포스팅하는데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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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노하우


일기는 안써도 농장일지는 꼬박꼬박 씁니다. 꼼꼼한 기록은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가 생겼을 때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농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만의 농법을 만들어 가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미래 계획


사람들의 삶의 패턴과 판로가 다양해지는 만큼 그에 맞춰 가려고 합니다. 소비자와의 직거래는 신선하고 건강한 작물을 제공하고 농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중요한 판매 포인트입니다. 따라서 대량 재배는 하지 않더라도 다른 작물을 꾸준히 기르며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일반 현황


농장정보 : 강원도 정선군 정선산마늘
대표 : 김주식, 남, 40대, 8년 차
경영유형 : 직접경영


시설 규모 : 1만 1,570㎡(약 3,500평)
연매출 : 6,000만 원
생산 목표 : 최종 매출 연간 1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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