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길원옥 할머니(92)가 소녀상을 바라보며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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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의 대표적 한인타운인 애넌데일에 27일(현지시간) '평화의 소녀상'이 영구 설치됐다. 미국 내에 설치되기로는 다섯 번째다.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 이정실·조현숙)는 이날 애넌데일 리틀리버 턴파이크 7601 건물 앞뜰에서 버지니아 주정부 관계자와 교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
지난 광복절에 위원회가 소녀상을 주미 일본대사관 앞에 전시한 일을 계기로 익명을 요구한 한인 건물 소유주가 설치를 허락한 덕분이다. 한인타운 초입인 데다 큰 길가에 있어 방문객이 접근하기 편리한 위치다.
이 소녀상은 2016년 11월 워싱턴DC에 기증됐으나 설치 장소를 구하지 못해 그동안 창고에 보관돼 왔다. 2017년에는 한 대학이 소녀상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가 제막식 며칠 전 취소하는 일까지 겪었다. 다행히 몇몇 교민의 도움으로 보관 비용을 마련했고 마침내 이날 영원한 보금자리를 찾게 됐다. 애넌데일 소녀상은 가로 200㎝, 세로 160㎝, 높이 123㎝로 서울의 옛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위치한 소녀상과 크기·형태가 똑같다.
버지니아주 부지사 등 미국 측 관계자도 다수 참석해 의미를 더했고 일본 언론 역시 취재에 나섰다. 특히 이날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92)가 직접 참석해 소녀상에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기념시 낭송도 했다.
길 할머니는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와 함께 읽어 내려간 시에서 "나 이제 정말 쉬어도 될까요"라고 말해 좌중의 심금을 울렸다. 이정실 공동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애넌데일 소녀상은 순례지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워싱턴DC에도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재수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우리가 해냈다(We did it)"고 외치며 성과를 자축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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