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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잊지 않겠습니다”…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3년만에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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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제막식

길원옥 할머니 참석…“기분이 아주 좋지요”

워싱턴 시내에 소녀상 건립 계획도 계속 추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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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에게 사과와 명예를!” “잊지 않겠습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의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애넌데일의 한 건물 앞뜰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은 주먹을 불끈 쥔 채 이렇게 소리쳤다. 2016년 11월 워싱턴에 도착한 소녀상이 3년 만에 안식처를 잡은 것을 계기로 역사를 널리 알리고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는 일에 더 힘을 모으겠다는 다짐이다.

이날 행사는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회장 이정실)와 워싱턴희망나비(대표 조현숙),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회장 이재수) 등으로 이뤄진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마련했다. 미국에 들어선 다섯 번째 소녀상을 보러, 93살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한국에서 날아왔다. 한국 교민들과 버지니아 주정부와 주의회 인사들도 다수 참석했다.

길 할머니는 장막을 걷고 모습을 드러낸 소녀상에 자신의 목에 걸고 있던 꽃목걸이를 직접 걸어주고 환하게 웃으며 소녀상과 인사했다. 길 할머니는 13살 때 일본군에 끌려갔던 자신의 사연을 담아 윤미향 이사장이 지은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이 되어 나 여기까지 왔네요’라는 시를 낭송했다. 길 할머니는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많은 이들이 환영해주니 기분이 아주 좋지요. 많이 알려지라고 (소녀상을) 미국에 세운 것이겠지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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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은 가로 200㎝, 세로 160㎝, 높이 123㎝로, 서울의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있는 소녀상과 같은 크기다. 2016년 워싱턴에 도착해 환영식까지 열었으나, 워싱턴 시내나 메릴랜드주 솔즈베리대학 등에 설치하려던 계획이 일본 쪽의 방해 등으로 번번이 좌절됐다. 워싱턴 인근의 한 창고에 보관돼 있다가 광복절인 지난 8월15일 워싱턴 ‘반짝 나들이’를 한 뒤, 무상에 가까운 임대료로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애넌데일의 한 한인 건물주와 연결돼 건립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소녀상이 세워진 옆건물 1층에는 역시 한 교민의 도움으로 자그마한 소녀상 관련 전시공간도 마련됐다. 3년 간 소녀상 건립에 분투해온 이재수 민주평통 워싱턴 회장은 “우리가 해냈습니다!”라며 교민들의 협력에 감사를 표했다.

추진위의 이정실·조현숙 공동대표는 “애초 목표로 했던 워싱턴 시내 소녀상 건립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워싱턴 내의 개인 부지를 내놓겠다는 교민도 있고, 대학 내의 교육 공간에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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