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없는 삶/페터 한트케 지음·조원규 옮김/320쪽·1만5000원·읻다
“아침 하늘 환하기 전에 깨어나니/…/모든 사랑은 살아 있으라”(시 ‘아침에 부쳐’에서)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2007년 발간 시집. 작가가 1960∼1986년 쓴 것들 가운데서 골라 배치했다. 저자는 언어극 ‘관객모독’(1966년) ‘카스파’(1967년)에서 했던 전위적 실험을 시에서 이어갔다.
시인은 일상을 다른 눈으로 새롭게 보는 방식을 제안한다. “잠들 때 내가 깨어난다:/내가 대상을 보는 게 아니라 대상이 나를 본다;/…/내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말이 나를 발음한다;/창문으로 가면 내가 열린다”(시 ‘전도된 세계’에서)
역자는 “언어를 분해하고 관찰하며 실험하는 동안 현실세계 전체에 의문부호를 붙이는 전위시의 면모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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