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2 (화)

與초선 조응천 "많은 與의원들, 조국 정국서 괴로워했고 지옥 맛봤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리와 행동 따로 가야 했다⋯왜 조국에 집착하는지"

조선일보

15일 오전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새만금개발청, 새만금개발공사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경기 남양주갑) 의원이 25일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와 관련해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괴로워했고 지옥을 맛봤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8월 9일(조 전 장관 지명) 이후 매우 괴로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공정과 정의, 기회의 평등이라는 우리 진영의 가치와 배치되는 그런 팩트들이 계속 나오는데, 이쪽 진영의 한사람으로서 머리와 행동이 따로 가야해 괴로웠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왜 아직도 조국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조 전 장관이 사퇴를 해서 끝난 줄 알았는데, 조국을 놔주지 않는다"고 했다. 조 의원은 "(조 전 장관 논란이) 노출되면 될수록 우리에게 불리하다"면서 "이제 조국을 놔주고 조국을 마무리해야 한다.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박 전 대통령 비선(秘線) 실세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권과 불편한 관계가 됐고 1년 2개월만에 청와대를 떠났다. 이후 해물찜 집을 운영하다 지난 총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영입해 정치에 입문했다. 권부의 핵심에 머물다 자의반타의반 '퇴출'돼 반대 진영으로 넘어온 셈이다.

그런 그의 반골(反骨) 기질은 '조국'을 만나면서 다시 불거졌다. 그는 작년 1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비위 사건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조 의원은 이날 당시 일을 거론하며 "그때 좀 싸했지 않나"라며 "그때 내가 얼마나 무모한 짓을 했는지 (이제) 알겠다. 왜 조국에 대해서 집착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의원의 말처럼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민주당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 국회 인사청문위원으로 참여했던 표창원(경기 용인정) 의원은 전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표 의원은 기자들에게 조 전 장관 논란이 결심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영향이 있고, 최근 가장 힘든 사건이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법사위에서의 하루하루는 지옥 같았다. 자유한국당의 공격을 하나하나 대응하는 상황에서 스스로가 '내로남불'로 보이는 것도 힘들었다"고 했다.

지난 15일에는 비례대표 초선인 이철희 의원이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시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해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며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과 관련해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밝혔다.

불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같은 심정"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초선 의원들이 적잖다. 비례 초선인 김현권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동료 초선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누군들 떠나고 싶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회는 그렇게 재미있는 곳도, 화려한 곳도, 생산적인 곳도 아니다"라면서 "나에게 ‘가서 농사나 지으라’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솔직히 국회가 농사 짓는 것 보다 나은 것도 별로 없다"고도 했다.

[유병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