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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文영입 1호` 표창원도 "총선 불출마"…조국發 정치회의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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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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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국론 분열과 광장 정치 부활을 야기했던 '조국 사태'로 인해 여의도에서 '정치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중적 인기가 많은 초선의 이철희 의원과 표창원 의원(사진)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정치하는 게 부끄럽다' '책임지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두 의원이 물꼬를 트면서 민주당에서는 중진과 586세대 등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인적 쇄신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여당 지도부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불출마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표 의원은 기자들에게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랜 고민과 가족회의 끝에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별도로 첨부한 글에서 "사상 최악 20대 국회, 책임을 지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 제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 방식으로 참회하겠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경찰대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대 총선 때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대표 시절 인재 영입 1호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지역구(경기 용인정)도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수도권 지역이어서 이번 불출마 선언은 상당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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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의원의 불출마 결단 배경에는 조국 사태에 대한 염증도 자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그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그동안 그렇게 공정·정의를 주장하고 상대의 불의에 대해 공격했는데 우리 스스로에게 야기된 공정성 시비를 내로남불이라는 모습으로 비치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며 "특히 젊은 세대, 청년들이 느꼈을 실망감도 너무 가슴 아팠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이어 표 의원도 불출마 대열에 가세하며 향후 여당에서 불출마 선언이 더 이어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불출마를 생각하는 의원이 최소 20명은 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히 전도유망한 두 초선 의원이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내 현역 중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부담 없이 '다선 용퇴론'을 앞세우며 공천 칼날을 휘두를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조국 사태를 겪으며 정치 상황이 얼마나 지리멸렬해졌는가. 소신 있는 두 의원이 회의감을 크게 느낀 것"이라며 "초선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선 의원들이 송구스럽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당 지도부에 불출마 의사를 전한 사람은 10명에 이른다. 이 대표를 비롯해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백원우 전 의원 등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를 통해 하위 20%에 감점을 부과하는 등 강한 인적 쇄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각 의원실에 공문을 통해 '차기 총선 불출마 의사'를 직접 집계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자유한국당에서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이 극소수에 불과하다. 실제 한국당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대대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누가 물러날 것이냐를 두고는 계파별로 의견이 엇갈린다. 오히려 '조국 사태' 반사 이익으로 지지율이 소폭 오르면서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쏙 들어갔다.

한국당은 올해 초부터 공천 시스템 혁신을 위해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미 있는 쇄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전국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당무감사를 진행 중인데, 당무감사와 의정활동 평가 결과를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 기초자료로 삼을 계획이다.

현재 한국당에서는 6선 김무성 의원과 박근혜정부 출신인 초선의 유민봉·윤상직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3선 황영철 의원, 비례대표 조훈현 의원 정도가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황교안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에는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당내에서 불출마 의원으로 분류됐던 대구·경북(TK) 지역 A의원은 최근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지역의 한 한국당 의원은 "조국 사태로 당 지지율이 오르면서 현역 의원 불출마 움직임이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공천 룰 발표와 함께 대중성 높은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혁신 공천'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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