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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750살 먹은 ‘하늘아래 첫 감나무’에 감 3000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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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경북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 있는 ‘하늘 아래 첫 감나무’. 상주시 제공


‘곶감’의 고장으로 알려진 경북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 있는 ‘하늘 아래 첫 감나무’에서 감 3000개가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최고령 감나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하늘 아래 첫 감나무’다.

지난해도 2450개의 감을 수확한 뒤 50여일을 햇볕에 말려 얻은 곶감을 전량 서울의 주요 백화점 등에 납품했다.

24일 상주시와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접붙여 자란 고목 감나무로 수령이 530년 가량으로 추정했다.

이전에는 대구시 동구 평광동의 사과나무가 가장 오래된 접목으로 불렸다. 품종은 상주 곶감의 재료인 길쭉한 모양의 ‘둥시’다. 그동안 주민들 사이에는 수령이 750여년으로 알려졌다.

오랜 세월을 견디느라 줄기 가운데가 괴사해 나무가 둘로 갈라져 있지만, 가지마다 주홍빛을 머금은 감이 달렸다. 소유주는 ‘쪼매난 농원’ 김영주(77)씨다. 인근 다른 농가처럼 3대째 곶감을 만들고 있다.

이 감나무에는 많을 때는 감 5000개도 달렸다. 경북도는 현재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외남면은 속리산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주면서 건조하고 찬 바람이 많이 불게 만든다. 일교차가 커 맛있는 곶감이 만들어진다. 올해는 감이 굵고 품질이 좋아 곶감의 상품성도 좋아질 것으로 상주시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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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시 곶감유통센터 입구에 서 있는 ‘곶감 캐릭터’. 상주시 제공


이 마을이 개벽하기 시작한 건 8년 전 마을형 곶감축제가 열리면서다. 오는 2015년에는 전국 첫 곶감테마공원까지 개장한다. 외남면에는 유달리 ‘호랑이 캐릭터’가 많다.

일제강점기 마해송 등 여러 작가가 우는 아이의 울음을 뚝 그치게 만든 ‘곶감과 호랑이’ 동화를 새롭게 스토리텔링 했다. 상상력을 동원해 하늘감나무를 동화와 연결시켰다.

소은리에는 40호가 옹기종기 모여산다. 초입의 곶감농원 등 10여호가 곶감을 내다판다. 한창 때는 45호가 곶감을 생산했지만 고령화로 인해 묵히는 감나무가 적잖다. 곶감을 만들기 버거우면 땡감을 공판장에 20㎏(2만원선) 단위로 판다.

조선 시대 예종실록(1468년)에 상주 곶감을 임금에게 바쳤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감나무에서 수확한 감으로 만든 곶감을 진상했다고 한다. 황천모 상주시장은 “‘하늘 아래 첫 감나무’를 통해 상주 둥시와 상주곶감의 전통성·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며“전국 유일의 상주곶감공원과 전시체험관에서 곶감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주=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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