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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3분기 경제성장률 0.4%에 그쳐...연간 2% 성장 물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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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연간 2% 경제 성장이 물건너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글로벌 금융위기가 엄습한 2009년(0.8%)을 제외하면 성장률이 2%에 못 미친 적이 없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4%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0.5~0.6%보다 낮은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 증가했다.

3분기 성장률이 둔화한 데는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가 반감한 게 크다. 2분기에 재정을 대거 끌어다 쓰면서 성장률이 반등했지만, 3분기에는 여력이 줄어들었다.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1.2%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낮아졌다.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0.2%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재정지출이 밀어올린 성장률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따지면 3분기 성장률은 0.39%로, 4분기에 0.97%가 나와야 연간 2%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성장률이 1%로 반등해야 2% 성장이 가능하지만 현 추세로는 전망이 어둡다. 성장률이 1분기 -0.4%에서 2분기 1.0%로 반등한 것은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재정지출 효과가 컸지만, 4분기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4∼2.5%, 한은은 2.2%로 전망했지만 이 수치 달성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해왔다.

지난 18일 미국을 방문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올해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 수준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IMF와 OECD의 전망치는 2.0%와 2.1%이다.

한은도 지난 7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5%에서 2.2%로 낮추면서 3분기와 4분기에 0.8∼0.9%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 “7월의 성장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목표치 달성이 녹록치 않음을 시사한 바 있다.

연간 2% 달성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2% 성장률은 불가능해졌고 1.9%도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하향세에 있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 상승률을 높이지 않는 선에서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 활용해 달성 가능한 성장률을 말한다. 한은이 5년 단위로 추정한 우리나라의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5.2% △2006∼2010년 4.1∼4.2% △2011∼2015년 3.0∼3.4% △2016∼2020년 2.7∼2.8%로 추세적인 내림세를 보여왔다. 최근 다시 추정한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은 2.5∼2.6%로, 올해 2% 달성도 어려운 실제 성장률과 괴리가 크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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