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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다 보여주거나, 다 가리거나… 이것이 K팝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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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켈 아만코나 홀튼]

유튜브의 제품책임자 '스타트업콘 2019' 참석차 내한

"오늘 아침에 외출 준비를 하는데 TV에서 K팝 뮤직비디오가 나왔어요. 바쁜 와중에도 멍하니 보게 되더군요."

조선일보

/이태경 기자


유튜브 제품책임자 자켈 아만코나 홀튼(29·사진)은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스타트업콘 2019' 행사에 참석해 "유튜브 본사에서도 K팝의 인기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켈은 10대부터 일을 시작해 서른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음반 제작사, 구글 등 미디어 관련 기업에서 13년 경력을 쌓았다. 현재 유튜브에서는 실무자들이 내놓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기술진과 함께 이를 실제 기술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의 기업가 양성 재단인 카이로스 소사이어티로부터 전 세계 젊은 기업인 10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국내외 스타트업이 모인 이날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해 "멋진 기술이 아닌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했다.

행사 후 만난 자켈은 "K팝이 유튜브를 통해 더 이상 특정 지역의 콘텐츠가 아닌 전 세계 문화로 발전한 것이 놀랍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가수들이 사랑받는 이유로 '극단적인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매우 투명하게 팬들에게 모든 걸 공개하거나, 아예 신비주의를 유지한다"며 "유튜브 시청자들은 두 경우 모두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미국식 문화를 흡수해서 멋지게 재해석해낸 점도 K팝의 매력입니다. 일종의 '전염성'이 있는 음악이랄까요? 앞으로도 그 인기는 계속될 거라고 봅니다."

자켈은 미디어 산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에겐 냉정하게 조언했다. "'넌 아직 어리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은 모두 잊고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합니다." "안락함에서 벗어나 '불편한 피드백'을 마주하라"고도 권유했다. "젊을수록 미디어 시청자들과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어요. 젊다는 사실 자체를 강점으로 활용하세요." 농담 섞인 응원도 잊지 않았다. "저는 구글보다 몇 배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부럽답니다(웃음)."

'유튜브가 지나친 표현의 자유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자켈은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해로운 영상을 접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등 회사 내에서도 일부 콘텐츠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모든 사람들에겐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 표현의 자유는 우리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날 100여명의 청중 앞에 선 자켈은 유튜브의 성공 비결로 복잡한 기술 대신 '사용자 중심의 혁신'을 강조했다. "물론 수익도 생각해야겠지만, 늘 사용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 "우리는 달에 발을 딛기 위해 우주선을 쏘아 올리듯 언제나 승부수를 던져왔습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소비자가 내 생각을 원할 거라고 확신한다면 싸워서 지켜내세요."

[구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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