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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알고 쓰는 약 이야기] 겉은 다르지만 속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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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식품의약품안전처 약효동등성과장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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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부대찌개’ ‘오리지널 청바지’처럼 ‘원조’나 ‘오리지널’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처음 개발했거나 맛이나 품질을 보증한다는 뜻을 전달하려고 쓴다. 원조 제품이 인기를 끌면 비슷한 상점이 주변에 들어서거나 복제품도 많이 팔린다.

의약품도 마찬가지다. 오리지널 약을 복제한 것이 제네릭의약품이다. 신물질을 포함한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서 신약이 개발되면 개발자(회사)가 독점 판매할 특허권을 20~25년간 준다. 하지만 특허가 끝나면 다른 제약사도 오리지널 약을 복제한 제네릭의약품을 만들어 팔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오리지널 약과 제네릭의약품은 차이가 없을까? 결론적으로 색깔·모양·향 등은 다를 수 있지만 주성분·함량·제형·효과·용법·용량은 동등하다고 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네릭의약품 허가를 위해 인체 내에서 오리지널 약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지, 동일한 품질관리 기준·순도·안정성 등을 보유했는지, 포장용기와 적합한 시설에서 제조·관리됐는지 등을 검토한다.

제네릭의약품이 인체 내에서 오리지널 약과 동등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시행한다. 1984년에 미국에서 유효·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도입돼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에서 제네릭의약품 허가를 위해 이 시험을 우선 적용하고 있다. 이 시험이 다른 비교 임상보다 정확성·민감도·재현성 등이 우수해서다.

그럼 왜 제네릭의약품을 팔까요? 제네릭의약품은 안전·유효성을 입증한 오리지널약을 복제하기에 상대적으로 약값이 싸다. 그래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건강보험의 재정도 탄탄해진다.

미국·유럽·일본 등은 제네릭의약품 심사기준이 세계 각국에서 통용되도록 하기 위해 ‘국제 의약품 규제당국자 협의체’를 운영하는데, 식약처도 참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국내 제네릭의약품의 허가기준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고 있다.

제네릭의약품은 매년 9~12% 성장이 예상된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등도 이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국내 제네릭의약품이 해외에 진출해 한국 의약품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일보

김호정 식품의약품안전처 약효동등성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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