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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미혼모, 요조숙녀, 굴곡몸매”…제주 공공기관 성불평등 용어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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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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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공기관에서도 성불평등 용어가 사용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년 생활 속 성불평등 용어 개선사업 토론회’에서 한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도내 공공기관 4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생활 속 성불평등 용어 개선사업은 제주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으로, 도민의 성불평등 용어 사용을 지양하고 성평등 용어 사용을 확대해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기관별 누리집에 게재된 내용 등 2만3,171건을 살펴본 결과 성불평등 용어 사례 439건이 확인됐고, 이 중 성불평등 용어는 40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성별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근거한 성불평등 용어 사용이 가장 많았다. 주요 용어로는 가장, 경력단절 여성, 도우미, 모자, 소년, 미망인, 슈퍼맨, 미혼모, 여경, 여고, 남고생, 여배우, 여사, 여직원, 유모차, 요조숙녀 등 37개가 포함됐다. 성적 대상화에 근거한 성불평등 용어로는 굴곡몸매, S라인 몸매, 몰래카메라 등 3개가 꼽혔다. 비하나 모욕에 근거한 용어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성불평등 용어 개선을 위해 공공기관 종사자들에게 연구 결과를 공유ㆍ홍보하고, 대표적 사례를 꼽아 기관 내 온라인ㆍSNS 등에 게시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또 외부기관의 지속적 모니터링과 피드백, 공공기관 종사자 교육과정 등에서 성평등 관련 강의 진행, 젠더 관련 전문가 과정을 통한 교육강사 양성 등이 필요하며, 성평등 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가정과 지역사회로 확대되도록 공유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진은 “제주의 섬 문화 특성과 역사적 맥락에서 성 역할과 성별 고정관념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서 성불평등적인 젠더 구조와 문화가 지역사회에 남아있고, 이런 점이 용어 사용에도 영향을 미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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