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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全 교육과정에 자기주도학습 IB 도입… 학업 역량·인성 함께 기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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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론드콕 브랭섬홀 아시아 주니어스쿨 교장 인터뷰

최근 제주·대구교육청이 국제공인 평가·교육과정(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공교육 도입을 공식화했다. 국내에선 첫 시도다. IB는 전 세계 150여 개국 5000여 개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이다. 토론·발표형 수업과 논·서술형 평가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지난 11일 오후 제주 브랭섬홀 아시아(Branksome Hall Asia)에서 만난 프란시스 론드콕(Frances Lond-Caulk) 주니어스쿨 교장은 IB를 통해 학업 역량과 인성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론드콕 교장은 지난 26년간 영국을 비롯해 중국·멕시코·태국 등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IB를 경험했다. 그는 "IB가 매력적인 이유는 전인적 인재를 기르는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은 IB를 통해 뛰어난 학업 역량을 갖출 뿐만 아니라 남을 배려하고 자신의 결정을 책임질 줄 아는 인재로 자란다"고 했다.

2012년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문을 연 브랭섬홀 아시아는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명문 여자 사립학교인 브랭섬홀의 자매학교다. 국내 유일의 여자 국제학교인 브랭섬홀 아시아는 초(PYP)·중(MYP)·고(DP) 전 교육과정을 IB로 운영한다. IB로 전 과정을 운영하는 여자 학교는 전 세계에 10여 곳뿐이다.

조선일보

11일 오후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브랭섬홀 아시아 캠퍼스에서 만난 프란시스 론드콕 교장은 “학업 역량과 인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키우려면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허재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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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중심 IB로 교실 안팎에서 탐구

IB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학생의 질문'이다. 교사는 학생에게 정해진 답이나 풀이 방식을 알려주지 않는다. 초·중·고 전 교육과정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이 이뤄지는 것이다. 론드콕 교장은 "만 3~11세 학생은 IB 초등 프로그램인 PYP 교육과정에 따라 교사와 함께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한다"며 "학생의 질문을 바탕으로 수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같은 과목이어도 학생이나 학급에 따라 구체적인 학습 내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PYP 교육과정의 목표는 학생을 '교실 안팎에서 탐구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교과를 아우르는 주제별 학습을 진행한다. "학생은 하나의 주제를 놓고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습니다. '지역사회'에 대해 학습한다면, 지역사회의 한 인물을 인터뷰하거나 동네 경찰서·소방서에 가서 직업체험을 하기도 하죠. 이를 바탕으로 얻은 답을 글이나 그림 등으로 표현합니다. 학생은 이 같은 PYP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체득합니다."

◇언어교육 중요… 가정에서도 함께해야

론드콕 교장은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통해 잠재된 학업 역량을 끌어내려면 충분한 언어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초등 교육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언어 구사 능력을 길러야 중·고등 교육과정에서 더욱 높은 수준의 학문을 탐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어떠한 주제나 맥락 없이 언어 자체에만 집착하는 건 금물이다. 그는 "브랭섬홀 아시아에서는 한국어·국사 등 각 과목에서 주제를 학습하고, 여기에서 배운 개념어를 주제와 연관지어 이해하도록 한다"고 했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EAL(English as an Additional Language) 프로그램을 운영해 언어학습을 지원한다. 론드콕 교장은 "EAL 교사는 학생들이 배우는 각 과목의 용어를 충분히 익히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수업에서 학생이 어떤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면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거나 담임교사와 함께 관련 수업을 기획하기도 한다"고 했다. 특히 브랭섬홀 아시아는 수업 때만 운영하는 일반적인 EAL 프로그램과 달리 수업 외의 시간에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언어 실력 향상을 돕는다.

론드콕 교장은 가정의 역할도 강조했다. 학교와 가정의 교육이 상호작용할 때 언어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론드콕 교장은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며 "부모와 자녀가 묻고 답하면서 아이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했다.

◇유·초등, 놀이로 사회성과 판단력 길러

사회성도 유·초등 시기에 길러야 할 핵심 요소다. 론드콕 교장은 "모든 아이가 사회성이 발달한 채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치원이나 학교에 입학해 또래와 어울리면서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의 사회성을 기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놀이'를 꼽았다. "주니어스쿨에서는 쉬는 시간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이는 쉬는 시간에 자유 놀이를 하면서 판단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에 누구와 무엇을 하고 놀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죠. 더 나아가 아이는 주변의 사물과 현상을 관찰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합니다. 교사들은 아이가 놀이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해 교육 방식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방과후 C.A.S.E(Creativity·Activity·Service· Enrichment)활동도 사회성 계발의 연장이다. 브랭섬홀 아시아에서는 현재 약 130개의 창의·신체·봉사·자기계발 활동을 운영한다. 주니어스쿨 학생은 골프·과학·농구·목공·배드민턴·선행나눔·요리·자전거·프랑스어 등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만 5~8세와 만 9~11세 두 그룹으로 나뉘어 다양한 연령의 학생과 어울릴 기회를 얻는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내달 8일과 9일, 16일에 각각 대구·서울·부산에서 입학설명회를 연다. 참가 신청은 학교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유·초등 시기는 삶의 기반을 다지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불안감에 초조해하기보다는 믿을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해 교사와 함께 아이를 키워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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