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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눈앞의 민생은 외면, 조국만 좇은 ‘20대 마지막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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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조 전 장관 의혹 둘러싸고 여야 공방

일부 의원 욕설·막말…‘리얼돌 육성’ 주장에 여론 뭇매도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이번주 마무리된다. 이번 국감의 키워드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조국’이었다. 상임위원회별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야당 공격이 쏟아졌고 여당은 방어 모드로 일관했다. 사실상 ‘조국 국감’으로 진행되면서 민생·정책은 뒷전으로 밀렸다. 일부 의원들은 ‘욕설·막말’을 주고받았고,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및 비난전까지 이어지는 등 볼썽사나운 상황이 끊이지 않았다.

국회 15개 상임위는 21~24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국감 일정을 종료한다. 국감은 시작 전부터 ‘조국 대전’이 예고됐다. 자유한국당은 ‘제2의 인사청문회’를 하겠다며 조 전 장관 일가의 의혹을 국감 무대에 올리며 공세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조 전 장관 엄호에 주력했다.

‘핫코너’는 법사위였다. 대법원과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법무부 등 피감기관을 상대로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검찰개혁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먼지털기식 과잉수사’라고 비판하며 검찰개혁 당위성을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문제 삼아 검찰 수사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맞섰다.

지난 15일 법무부 국감은 조 전 장관이 직접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전날 조 전 장관 사퇴로 이후 법사위 국감은 ‘조국 없는 조국 국감’이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감 데뷔전’이었던 17일 대검찰청 국감은 공수가 바뀐 진풍경이 벌어졌다. 윤 총장 인사청문회 때만 해도 윤 총장을 ‘적임자’라고 지지했던 민주당은 윤 총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임명을 반대했던 한국당은 이번엔 윤 총장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

정무위와 기재위에서는 각각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과 탈세 의혹으로 전면전이 펼쳐졌다. 교육위에선 조 전 장관 자녀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진위 및 장학금 수령 논란이 국감을 달궜다. 과방위의 한국방송공사(KBS) 국감에선 조 전 장관 일가의 자산관리사 인터뷰 유출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 간 욕설·막말·고성도 난무했다. 법사위원장인 한국당 소속 여상규 의원은 지난 7일 민주당 김종민 의원을 향해 “웃기고 앉았네. XX 같은 게”라고 욕설을 해 파문을 낳았다. 민주당은 여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했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은 산자위 국감장에 ‘리얼돌’을 갖고 와 “리얼돌을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야 모두 ‘기승전 조국 국감’에 몰두하면서 민생·정책 이슈는 돌보지 못하는 ‘맹탕 국감’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상임위 국감은 이번주 종료되지만, 운영위의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국감 등이 다음달 1일 예정돼 있어 ‘조국 국감’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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