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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조국 사퇴에도 주말 또 거리정치...보수·진보진영, 광화문·여의도·서초동서 대규모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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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에도 광화문·여의도서 조국 찬반 집회
여의도·서초동선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집회
보수진영도 광화문·여의도 등서 ‘맞불집회’
"여야 협치 실종…총선 이익에 거리정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임 후 첫 주말인 19일,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 여의도에서 보수·진보 진영의 집회가 잇따라 열린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조국 수호’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친여(親與) 진영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며 여의도 국회 앞으로 장소를 옮겼다. 하지만 일부 친문(親文) 성향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계속되는 만큼 서초동에서 따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 등 보수정당들은 이날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조국 반대’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보수단체는 여의도에서 ‘조국 구속’을 요구하는 맞불집회를 연다. 조 전 장관 취임과 함께 시작된 ‘거리 정치’가 조 전 장관 사퇴 이후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최영일 정치평론가는 "국회 내 여야 협치가 깨진 것을 넘어 극한 대립으로 가고 있고, 내년 총선과 검찰개혁 이슈가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며 "여야가 협의를 하지 않는 한 거리 정치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데, 타협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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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가 참가자들로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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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공수처 설치"…서초동→여의도, 자리 옮기는 ‘조국 수호 촛불’
18일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시민연대)’는 19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맞은 편에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집회인원은 3만명이다. 범시민연대가 서초동에서 여의도로 집회 옮긴 것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입법을 위해 정치권에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들은 홍보 포스터에 ‘하나의 조국이 천만의 조국이 되어’ ‘국민의 명령이다, 국회는 응답하라’ 등의 문구를 내세웠다. 범시민연대는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입법 △자유한국당 수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범시민연대와 동일 단체인 ‘개싸움 국민운동본부’는 지난 17일 다음 포털 카페에 공지글을 올리고 "지금은 국회의 시간! 공수처 설치·패스트트랙 입법의 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 설치 등을 두려워하는 적폐 국X의원을 몰아내자"라며 "국민의 명령을 받들도록 우리 개싸움(과) 함께 여의도대첩 촛불문화제에 함께 하자"고 했다.

범시민연대 측은 공수처 설치 등이 이뤄질 때까지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일부 친문 네티즌 "曺장관 수사 계속…서초동 떠나면 ‘회군’"
범시민연대와 별도로 네티즌단체 ‘북유게사람들’은 같은 날 오후 6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우리가 조국이다 시민참여 문화제’를 연다. 북유게 사람들은 ‘친문 성향’ 커뮤니티 루리웹의 정치유머게시판(북유게)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네티즌들이 만든 단체로 알려졌다. 경찰에 신고한 집회 참가 인원은 2000명이다.

북유게사람들은 지난 9일엔 국회 앞에서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요구사항도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등 범시민연대 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범시민연대 측이 지난 12일 9차 집회 이후 잠정중단을 선언한 뒤 조 전 장관이 사퇴하면서 거리가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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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북유게사람들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개최하는 시민참여문화제 공식 홍보 포스터. /검찰규탄 촛불집회 홈페이지 캡처


이들은 조 전 장관 관련 수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서초동이 아닌 여의도로 촛불집회 장소를 옮기는 것을 ‘회군(回軍)’이라고 비판하며 계속 검찰을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식 홍보 포스터에 "검찰이 범인이다. 윤석열은 서초동에 있다" "촛불은 계속돼야 한다"와 같은 문구를 적기도 했다.

북유게사람들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 전 장관 사퇴 기자회견 직후 진행한 웹조사에서 1시간 동안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회 강행을 원했다"며 "82%가 서초동을 집회 장소로 선호해 집회 일정과 장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유게사람들 측은 다음달 11월 초까지 서초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해둔 것으로 확인돼 앞으로도 서초동 촛불집회는 계속될 전망이다.

‘조국 수호’ 촛불집회가 두 지역으로 나뉘면서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어느 쪽으로 참가할지를 두고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팬카페 ‘문팬’은 대체로 국회 앞 집회 홍보글을 공유하는 반면, 젠틀재인과 같은 다른 문 대통령 팬카페는 서초동 집회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조 전 장관 지지발언을 이어온 공지영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초동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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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보수단체들이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 2차 국민대회'가 열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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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광화문서 장외 집회…보수단체는 국회 앞서 ‘조국 구속’ 맞불집회
여의도와 서초동에선 보수진여의 ‘맞불집회’도 이어진다. 자유연대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19일 오후 4시부터 국회 앞에서 ‘공수처 반대 조국 구속’ 집회를 열 계획이다. 신고된 집회 인원은 2000명이다.

한국당은 19일 오후 1시 광화문에서 '(가칭)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촉구 국민보고대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광화문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연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1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당 측은 "문 정권의 경제‧외교‧안보 등 민생실패와 공정과 정의 실종을 국민에게 고발하고, 잘못된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공화당도 같은 날 오후 12시 30분부터 서울역에서 문재인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를 연다. 우리공화당은 "조국 구속이 아니라 '사퇴'로 적당히 타협하겠다는 것이냐"며 "분노한 국민에게 타협은 없다"고 밝혔다. 1부 집회 후 광화문까지 행진해 오후 4시부터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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