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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조국 동생, 진보매체와 병실 침대 인터뷰... "꾀병보도 모두 가짜,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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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동생, 진보 매체와 병실 인터뷰
"꾀병 보도 억울하다" "검찰 압박에 의사가 입장 바꿔" 주장
‘혐의 일부 인정하지만 내가 주도한 건 아니다’ 취지 해명

웅동학원의 교사 채용 대가로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2)씨가 진보 성향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와 뉴스전문채널 YTN과 잇따라 인터뷰를 했다. 그는 "꾀병에 건달처럼 행동했다는 언론 보도는 억울하다"고 했다. 비리 혐의에 대해선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자신이 주도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조씨가 검찰의 영장 재청구를 앞두고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여론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조씨는 전날 오후 부산의 모 B병원 병실에서 이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병실 침대에 누워 목 보호대를 하고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이었다.

조씨는 ‘꾀병보도'에 대해 "전부 거짓말이며 가짜뉴스'라고 했다. 그는 "넘어져서 A대학병원에 들어갈 때부터 이미 검찰 관계자들에게 진료기록과 병원 폐쇄회로(CC)TV, 넘어진 장소를 모두 오픈했다"며 "근거 없는 이야기가 보도돼 너무 화가 나고 황당하고 억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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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동생 조모씨. /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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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지난 6일 부산 집 근처 해운대의 한 건물 계단에서 넘어진 후 운전을 하다 하반신과 허리에 통증과 마비 증상을 느껴 부산의 A 대학병원에 입원했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 조씨가 부축 없이 병원 내부를 활보하는 CCTV 장면과 "허리 디스크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담당의 소견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꾀병 논란'이 일었다. 또한 조씨가 넘어진 시각·장소라고 주장했던 지난 6일 부산의 한 상가 건물에서 조씨가 멀쩡히 걸어 다니는 모습도 인근 방범카메라에 포착된 사실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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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부산의 한 상가에 나타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2)씨가 허리를 굽혀 차 안에서 물건을 꺼낸 뒤(왼쪽 사진) 건물로 걸어가고 있다.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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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검찰이 병원 CCTV를 확보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검찰이 그런 말을 했다면 거짓말"이라며 "저는 떳떳하기 때문에 공개 안 해도 될 부분도 공개하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언론에서는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일 조씨에 대해 배임과 배임수재,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영장실질심사 전날인 지난 7일 갑자기 "허리 수술을 해야 한다"며 법원에 영장심사 연기를 요청했지만 법원은 일정을 바꾸지 않았다. 검찰은 다음날 오전 부산에서 서울로 조씨를 강제구인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허리 디스크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병원 진단서 등을 법원에 제출했지만, 법원은 9일 건상 상태 등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해 논란이 일었다.

조씨는 오마이뉴스에 지난 7일과 8일 A 대학병원이 발급한 치료소견서도 공개했다. 7일 A병원의 소견서에는 ‘약물 치료를 했으나 뚜렷한 호전 증상이 없는 상태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기재돼 있다. 하지만 8일 소견서에는 "7일 저녁 회진 때 상하지의 근력 회복 소견을 보여, 수술적 적응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음"이라고 적혀 있다.

조씨는 검찰의 압박으로 의료진이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입장을 바꿨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조씨는 "(A대학병원에서 7일) 수술이 급하다 해서 제 뒷머리를 빡빡 깎았고, 이튿날 아침 11시에 수술 날짜를 잡았다"며 "(7일 저녁) 검찰(관계자) 네다섯 명이 (병원에) 내려와 '진짜 아프냐', '어디서 다쳤냐' 이런 이야기를 했고, 의사는 (검찰 관계자에) 한두 시간 동안 불려가더니 수술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자신의 혐의 일부는 인정하면서도 범행을 주도한 건 아니라고 했다. 조씨는 웅동학원 공사 대금과 관련해 허위 소송을 벌여 웅동학원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와 웅동학원 교사 채용 대가로 지원자들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 수재)를 받고 있다. 조씨는 또 자신에게 돈을 전달한 박모씨와 조모씨 등 2명에게 관련 자료를 폐기하고 해외로 나갔다 오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와 조씨는 이미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YTN과 인터뷰에서 "후배 박씨가 처음부터 저한테 접근하고 주선을 해서 일을 만들려고 시작했던 부분인데, 제가 모든 걸 지시해서 일을 만든 것처럼 (보도)했던 부분은 (억울하다)"고 했다. 필리핀 도피를 지시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제가 그 사람들을 도망치게 한 것처럼 또 기사를 만드는 것 등 이야기는 많지만, 이게 수사에 영향 줄까 봐 (얘기 못한다")"고 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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