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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INTERVIEW 배양숙의 Q] 미네르바 스쿨 설립자 벤 넬슨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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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네르바스쿨 서울캠퍼스에서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설립자와 배양숙 글로벌인사이트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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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네르바 스쿨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났다.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A. 하나만 고르기 어렵네요. 두 개를 꼽자면, 우선 첫 번째는 첫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학생들의 삶을 어떻게 완전히 바꿀 수 있는지 봤습니다. 미네르바 스쿨은 똑똑하고 잠재력과 의욕 있는 학생들을 데리고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매우 강력한 방식으로 세계를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채용자, 비영리단체, 회사, 대학원 과정 관계자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미네르바가 매우 다른 방식의 교육이란 걸 깨닫게 해줬습니다.

두 번째도 이와 연관된 것인데, 전세계 수 많은 학교와 단체, 회사들로부터 어떻게 학생 혹은 직원들에게 미네르바 교육 방식을 차용할 수 있는지 문의를 받습니다. 이는 전세계 수십 개 국가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매우 보람을 느꼈습니다.

Q. 2018년 9월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그들의 진로가 궁금하다.

A. 2018년 9월에 배출한 첫 졸업생은 우리의 석사 프로그램 졸업생들입니다. 총 10명이였는데, 적은 수이지만 모두 흥미로운 일들을 했습니다. 한 석사 졸업생은 스타트업에서 일했습니다. 매우 능력 있고 똑똑한 불가리아 출신 학생이었습니다. 한 이스라엘 졸업생은 아티스트인데, 작품에 컴퓨터 활용 사고방식을 더했습니다. 그 학생은 전세계 주요 전시회 세 곳의 오프닝에 참석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베를린 등에서 일해왔고요. 졸업생 중 한 명은 백악관 펠로우가 됐습니다. 세계의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매우 영예로우면서도 얻기 어려운 자리죠.

첫 학부 졸업생은 지난 2019년 5월에 배출했습니다. 총 106명이었는데, 결과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하버드대 박사과정에 지원한 세 명의 학생들이 모두 합격했습니다. 한 학생은 버클리대 노벨상 수상자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고 캠브리지대에서 석사학을 받기로 했습니다. 또 컴퓨터과학 박사를 할지, 국제관계학 석사를 할지 고민 중이던 학생이 있었는데, 국제관계 분야의 최고 대학인 플레쳐대학과 본인이 같이 연구하고 싶어했던 시카고대 컴퓨터과학 분야에 지원해 모두 합격했습니다. 학교가 각각 보스턴과 시카고에 위치해 있었지만, 학교 측을 설득해 두 과정을 같이 하게 됐습니다.

이는 대학원에 진학한 사례들일 뿐이고, 박사 과정을 밟지 않은 세 학생은 스타트업 공동창립자가 됐습니다. 한 곳은 이미 시장에서 50억 달러 펀드를 받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인 성공이 어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학생들은 아이비리그대 졸업생들도 3-5년 뒤에나 일할 수 있는 곳에 졸업하자마자 취직했습니다. 이런 결과에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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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미네르바 스쿨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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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잘 어울리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데.

A. 많은 사람들은 미래가 현재와 드라마틱하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저는 큰 변화는 사실 이미 30년 전에 일어났다고 봅니다. 냉전의 종식, 인터넷의 발달, 글로벌화와 무역의 자유, 더 큰 상호연결성들이 일어났죠.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은 사회의 본질 자체에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세계 다른 곳으로 가서 그 나라 문화와 기업, 정부와 통합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35년 전만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지만, 지금은 존재합니다. 미래가 아닌 오늘날 일어난 것이죠. 미네르바 대학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전에는 결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네르바 대학 교수들은 다른 대학에서 강의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때와 다른 기술과 상상할 수 없었던 알고리즘 기반 환경에서 다른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네르바 스태프들은 다른 직종에서 겪어보지 못했던 도전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이러한 직업의 역동성이나 업무의 변화는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 왔습니다. 단지 교육 시스템이 그 필요를 충족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래서 오늘날의 환경을 위해 만든 교육 프로그램이 앞으로 미래에 도움될 지, 혹은 안 될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생들이 졸업 후 좋은 곳에 취직하고, 취업 시장에서 다른 세계 유수한 대학교 졸업생보다 이렇게 수요가 높은 이유는 미래가 아닌, 지금 그들을 필요로 한다는 것의 방증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이 비전이 아닌, 주위를 둘러보고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Q. 미래에 대한 두가지 문제점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가?

A. 세계가 더 자동화되면서 현존하는 사람들에게 일으킬 혼란에 관해 얘기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는 미래의 사건입니다. 현존하는 많은 일자리들이 없어지고 우리가 은퇴할 때에는 다양한 일자리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미래에 우리는 항상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또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35년 전 문서 작업을 해야 했던 사람들은 타자기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타자기를 사용하지 않죠. 전화 교환원도 없어졌습니다. 자동화로 없어진 일자리는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실업자 수는 꽤 적었습니다. 혁신이 다른 일자리를 창출했기 때문이죠.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이 이전과 다른 것입니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준비해야 하는 것은 세계의 속도와 복잡성입니다. 그리고 한 상황에서 다른 상황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과거의 세계를 생각하면 느리게 움직입니다. 과거에 세계 한 편에서 일어난 일을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아는 데만 몇 주가 걸렸고 거의 영향을 받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한 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정보를 몇 주, 몇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합니다.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지만 결정은 바로 내려야 하죠. 이는 2000년 전의 뇌가 처리하기 어려운, 압도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19세기의 사람을 데려와서 오늘날 우리가 일하는 속도로 일하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헤맬 것입니다. 현재의 우리가 그들과 다른 점은 우리는 이 빠른 속도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속도로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현 교육의 실패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는 세계가 너무 복잡해서 다양한 분야와 문화, 환경,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몇 분 차이로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복잡한 문제를 체계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상황과 맥락에 이 사고 방식의 도구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미네르바 대학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이자, 다른 대학들은 아직 해결법을 찾지 못한 문제입니다.

Q. "미네르바 교육 시스템이 한국 교육을 위에서 아래로 개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한국 대학 총장들과 만난 적이 있는가?

A. 한국에서만 적어도 6개 이상의 대학교 총장님들과 만나 뵈었습니다. 개혁에 대한 많은 얘기를 많이 나눴죠. 한국 외에도 미국과 유럽 전 지역, 아시아, 남미 등 세계 곳곳의 국가 교육 기관 지도자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모두 개혁의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면한 제약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혁은 하고 싶지만 교육부는 어떻게 하나, 교직원이나 학교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기부자들은 어떻게 하나 등 고민을 하지요. 미래지향적인 총장님들은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할지 걱정하기보다 올바른 길을 개척하겠다고 합니다. 그들은 왜 개혁이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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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4차 산업혁명시대의 교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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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티븐 코슬린 학장은 21세기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에 대해 무얼 할 수 있을 지 고민해왔다. 그 가치가 반영된 콘텐츠나 도구가 있는가?

A. 미네르바 대학의 기본 접근 방식은 어떤 도구를 개발해야 그런 방식으로 다른 도구를 습득할 수 있느냐 입니다. 스티븐이 미네르바 모델에 기여한 것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는 커리큘럼 디자인에 관한 제 아이디어에 실제로 뇌가 적용하는 법을 차용한 과학적인 교육 방법을 합쳤습니다. 스티븐이 개발한 테크닉은 학생들이 우리가 디자인한 커리큘럼을 배울 뿐만 아니라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우리가 얘기했던 한 맥락에서 다른 맥락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뇌가 정보를 기억할 수 있게 하려면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를 두 가지 방법으로 실현할 수 있습니다. 첫째, 오랫동안 그 아이디어에 대해 생각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떻게 적용할지 다양한 측면을 생각해 그 의미를 숙성시킵니다. 둘째, 그 개념과 연관성을 지어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익숙한 개념에 묶어보는 것이죠. 그래서 더 깊은 기초를 익히게 됩니다. 이게 기본 원칙인데, 학습의 과학에 16개 원칙이 있습니다. 스티븐은 이 16개 원칙을 갖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미네르바의 교육학 방법론을 만들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학습의 과학이 교육 설계의 핵심에 있게 한 것입니다.

Q. 이상적이고 올바른 대학이란?

A. 대부분의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계획을 생각해보면, 한 사람의 논문이나 아이디어를 실현하려고 시도합니다. 스타트업을 만들고 한 방법을 시도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 봅니다. 어떤 접근법은 반응이 좋고 어떤 부분은 좋아할 수 있습니다. 수용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바꿉니다. 그리고 이것을 반복합니다. 이게 우리가 아는 스타트업의 전형적인 프로세스입니다. 교육에 있어서는 이런 방식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에게 교육을 시키려 하는데 학생들도 본인이 무엇이 자신에게 유익한 지 모릅니다. 만약 안다면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겠죠. 그게 첫 번째 문제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교육이 바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걸립니다. 교육이 실제로 발전하려면 결과를 보기 위해 오랜 기간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기다리고 반복하더라도 전반적인 것을 보기 위해서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작은 스케일이면 쉬울 수 있지만 큰 스케일은 오래 걸릴 것이고 좋은 답을 얻기 위해서 무언 가 하기에는 너무 늦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육에 대한 인식은 종종 현실과 반대입니다. 예를 들면, 교수들에 대한 교육 평가를 측정합니다. 교수들이 학생을 가르칩니다. 그 결과는 교수 평가와 반비례합니다. 학생들이 한 교수를 좋아할수록 더 적게 배운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대학교들은 교수 평가를 보고 학생들이 좋아하니까 '좋은 선생님이네' 할 수 있죠. 그런데 결과는 학생들이 '안 좋은' 교수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교수를 좋아하지, 능력 있는 교수를 좋아하는 게 아닙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겠습니다. 학생들에게 강의 같은 수동적인 교육 환경을 좋아하는지, 능동적인 환경보다 수동적인 환경에서 더 많이 배우는지 질문했을 때, 수동적인 환경에서 더 많이 배운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측정해보면 학생들은 능동적인 환경에서 수동적인 환경보다 7배 더 많이 배웠습니다. 이 모든 것은 교육에 있어서 하나의 전형적인 접근법이나 교육법은 학교를 설립하는데 불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활용하고 뇌를 발달시키는데 어떤 게 효과가 있는지 봐야 합니다. 우리는 제가 방금 인용한 것과 같은 엄청난 양의 연구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이 효과적이고, 무엇이 효과가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수십 년간 연구를 통해 나온 것입니다. 그 후 이 리서치 결과를 적용할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만약 저와 8년전에 대화를 나눴다면, 미네르바에는 단 한 명의 학생도, 교육자나 직원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저 제가 교육기관 설립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었겠죠. 그 때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전세계에서 학생들이 올 것이다. 작은 집단에서 그곳에 있는 사람을 모두 만나고 깊은 개인적 유대감과 우정을 쌓을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 기술을 활용해 작은 세미나 같은 수업을 듣고 라이브 영상으로 정보를 깊이 있게 전달할 것이다. 학위를 따기 위해 4년 간 세계 7개 국가에서 살 것이다. 핵심 커리큘럼은 4가지 초석으로 구성될 것이다. 1학년 1년 내내 어떻게 비판적 사고 능력을 쌓고 형식 체계를 이해하는지 배울 것이다. 또한 창의적 사고를 위한 복잡한 경험적 시스템을 이해하고, 사람들 혹은 시스템과 상호 작용하고, 수사적인 시스템을 이해하며, 어떻게 소통하는 지에 대해 배울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미네르바 스쿨 설립 초기에 구상했던 것이고 오늘날 미네르바 스쿨의 모습입니다. 세계 7개 국가, 7개 도시의 접근 법. 이것은 변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바꾼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 더 나은 쪽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큰 그림을 보면 우리는 처음부터 맞는 방향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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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미네르바 스쿨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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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학생들이 2년 동안이나 '습관'과 '개념'을 학습한다는 것이 놀랍다.

A. 학생들이 배우는 전반적인 체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통계 분석, 논리적 추론, 알고리즘 사고방식 등의 체계가 있습니다. 이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판적 사고입니다. 비판적 사고는 한가지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것을 합친 것입니다. 다양한 비판적 사고 방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누군가를 인터뷰할 때 그들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 평가를 내립니다. 주장에 대한 평가는 일종의 비판적 사고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 사람을 인터뷰할지, 저 사람을 인터뷰할지 선택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비판적 사고입니다. 누구를 인터뷰할 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도구들을 봅시다. 선택하는 것은 이 사람들의 주장을 평가하는 도구와 다릅니다. 그래서 그 도구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두 사람 중 한 명을 인터뷰해야 하면 손익분석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A를 인터뷰하기 위해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을 인터뷰하면서 발생하는 이익이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관심도 또는 뉴스거리를 만들 수 있는지, 재미있는 내용이 나오는지. 이를 그 사람의 주장에 대한 평가와 비교하는 것입니다. 이 결정을 내리는데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도구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그 사람의 주장이 맞느냐 안 맞느냐 이 한가지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말이 될 수는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는 틀린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뇌가 이런 사고방식을 자동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도구나 기초 컨셉트입니다. 토대로 삼을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인 거죠.

그래서 뇌를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비용편익분석은 뇌가 생각할 수 있게 자극을 주는 쉬운 예입니다. '결정을 내려야 한다. 비용편익분석법을 생각해보자.' 생각하기 쉬운 방법이지만 분석을 해야 합니다. 정확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통계로 분석하려면 통계 컨셉트를 이해하고 관련된 도구를 배워야 하는데, 어떤 정보를 사용하는지는 자동적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어떤 정보를 처리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다양한 교육 요소가 있는데 공통적인 것은 이런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복하고 계속해서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론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활용하려면 다양한 맥락에 적용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한 리서치 연구의 과학적 주장에 통계분석을 적용해보고 똑같은 통계 분석을 정부 관계자가 정책에 대해 논하는 주장에, 또 다른 사람의 주장에 적용해보고 하는 것입니다.

비슷하게 누구를 인터뷰할지 정하는 상황에도 이런 결정의 손익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집을 구매할지에 대한 결정도, 어떤 친구들을 만나서 시간과 에너지를 보낼지에 대한 문제도 손익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또 가족, 일, 친구들 사이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손익분석은 상황마다 다릅니다. 기술적 방법은 같지만 들여다봐야 하는 요소는 매우 다릅니다. 이런 습관과 개념들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실천할 필요가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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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미네르바 스쿨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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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식의 경계선이란?

A. 지식의 발달과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우리의 과거와 비추어 봅시다. 한 분야에 대한 이해와 깊이는 큽니다. 거의 모든 분야의 작은 디테일에 대한 정보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더 파헤칠 수 있는 지식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 분야에서 대단한 발견이나 발명을 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분야별 교차점에서의 지식의 경계에서는 어마어마한 기회와 아직 미지의 지식이 남아있습니다. 이를 연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지난 몇 년간 경제학은 하나의 단독 전공 분야였습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 모델만 연구했습니다. 백지상태에서 생각한 것입니다. 어떤 전제를 내리고 다른 경제학자들끼리 토론을 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양쪽 다 맞았죠. 공급과 수요측면이 있었고 시카고대 밀튼 프리드먼파, 케인즈파가 있었죠. 존 케인즈가 있었고 다른 경제 관점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접근 방식과 관점을 사용했고, 해석에 대해서만 토론했습니다.

몇 년 전, 수십 년 전에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심리학자들이 경제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학은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편견이 있고 실수를 합니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심리학적 원리를 경제학에 도입한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다시 고려해야 합니다.

지난 2-30년 간 세계 경제학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들은 심리학자였습니다. 매우 놀랍죠.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필드의 교차점에 있는 지식의 경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의 경계에서는 특정 분야에서 계속 심층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고 풍부한 정보를 가지고 있죠. 그래서 어떤 방향이든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고, 그 발견은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필드를 병합하는 방법을 이해하려면 또 다른 지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필드의 교차점에서 볼 때면 경계가 더 가까워 보입니다.

Q. 10:01이라는 미네르바의 전통이 무엇인가?

A. 우리가 지난 몇 년 간 배우고 반복한 것인데 첫 신입생들에게 있었던 일입니다. 매주 모든 수강 과목에 대한 과제가 있었는데 일요일 밤 10시가 제출 마감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10시 1분에 학생들은 과제를 마치고 그 때까지 저녁도 못 먹고 다른 일도 못한 배고픈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몇 주 동안 아침에 마치 저녁과 같은 이벤트를 제공했는데, 이게 밑의 층에서 10시 1분에 열렸습니다. 학생들은 이 전통을 이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매 수업, 매주 과제가 있지 않고 과제 마감일을 같은 날로 잡지 않지만 전세계 학생들이 10:01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요일 저녁 10시 1분에 한 나라의 학생이 그 나라 음식을 그 커뮤니티를 위해 요리하는 것입니다. 한 학년 별로 40개 국가 학생이 있는데요, 30주 수강기간에 비해 국가 수가 더 많지요. 학생들은 매년 해외로 갑니다. 이 4년이란 시간 동안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일요일 저녁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고, 이는 커뮤니티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방식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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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미네르바 스쿨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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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육 기관은 스스로 예산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미네르바스쿨은 예산을 어떻게 집행하고 있는가?

A. 대학 예산이 적어도 미국인들 사이에 큰 이슈가 된 것은 바로 대학교들이 사실은 기부 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기부를 받은 사실이 폭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대학교들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가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예산을 어디에 쓰는지 중요한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일류 대학은 종종 비영리단체인데, 이는 누군가가 대학에 돈을 기부할 때 정부가 징수하는 세금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사실 한 사람이 세금을 효율적으로 내야 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몫을 기부할 때, 그 기부금은 세금 체계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그들의 세금이 다른 곳으로 가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한가지 큰 공공정책 문제입니다.

두 번째는 대학들은 학생들을 가르칠 임무가 있습니다. 교육 외에 것에 돈을 투자할수록 교육의 목표와 핵심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셋째, 대학을 설립하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제대로 투영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대학교가 우리는 학생들 교육에 집중한다고 하면서 예산의 80%를 교육과 상관이 없는 곳에 쓰면, 왜 예산을 그렇게 분배하는지 의문이 들겠죠. 미네르바 대학의 예산을 보면 우리는 두 가지 큰 부분에 지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학생들을 위한 생활비 지출입니다. 지금 미네르바 서울 캠퍼스는 서울 레지던스 홀에 있습니다. 자는 것 먹는 것. 이게 첫 번째 가장 큰 지출입니다. 살기 위해 내는 지출이죠.

다른 비용은 대학교 선생님들 급여입니다. 학생들이 학비를 내고 우리는 교수님들에게 이를 지불합니다. 일부 지출은 학교 스태프들을 위해 나갑니다. 정신건강 상담의가 있고 학생들이 커리어를 생각하고 코칭 해줄 수 있는 스태프들이 있습니다. 학생들과 레지던스 홀에 같이 거주하는 스태프, 현지 도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스태프들도 있습니다. 이런 스태프 관련 비용은 교수들을 위한 지출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상당부분을 차지합니다. 이게 거의 다입니다. 매우 적은 추가 비용입니다. 다른 빌딩이나 캠퍼스도 없습니다. 우리는 도시 자체를 미네르바대 캠퍼스로 활용합니다.

미네르바 교수들은 원격으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교수실에 따로 나가는 지출이 없습니다. 교수들이 큰 빌딩으로 오는 게 아니고 그들이 원하는 세계 어딘가에서 수업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효율성은 미네르바가 세계 그 어느 엘리트 대학보다도 더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끔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은 미네르바 수업의100%가 학급당 20명 미만이라는 것입니다. 미국 그 어느 대학도, 제가 다녔던 아이비리그대 유펜도 이런 비율이 없습니다. 보통 한 수업 당 학생 200~300명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대학 수업은 학생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를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교육기관은 통계로 사람들의 인식을 호도합니다. 교육에 포커스를 두지 않고 스포츠 프로그램, 캠퍼스, 연구 프로그램 등에 관심을 두면 학부생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팩트는 맞지만, 사람들을 호도할 수 있는 통계를 사용합니다.

제가 자주 드는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대학이 수업 중 80%가 학생수 20명 미만이라고 하면, 학생들은 내가 듣는 수업 중 80%가 20명 미만이고 나머지 20% 수업은 학생수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겠죠. 20% 수업에 학생들이 많은 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학교가 실제로 말하는 것은 이게 아닙니다. 제공하는 수업 중 80%가 20명 미만이지만, 그 20%는 평균 100명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듣는 수업 중 80%가 수업 당 평균 10명 있고 20% 수업은 평균 100명이 있다면, 그 100명 자리를 채우기 위해 듣는 대부분 수업은 학생들이 많은 대형 강의일 것입니다. 작은 수업은 자리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학생들은 본인들의 기대와 달리 소규모 수업이 아닌 대형 강의를 듣게 될 확률이 큽니다.

이런 교육의 속성 때문에 미네르바대는 훨씬 더 능동적인 교육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학비도 일반적인 미국 대학 학비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기숙사비와 식비 등을 뺐을 때 일반적인 미국 대학 학비는 일년에 5만 5000달러입니다. 미네르바대 학비는 1만 5000달러입니다. 큰 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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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미네르바 스쿨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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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네르바 학생들은 구글, 네이버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하기도 하는데, 스타트업 벤처 기업과도 협업할 계획이 있는지?

A. 물론입니다. 모든 곳 중 한국에서 놀란 것은 미네르바대 학생들과 협력하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 작은 기업에서 일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네르바대 학생 중 한 명은 부산에 있는 스탠다드 그래핀이라는 훌륭한 한국 스타트업에서 지난 여름에 일했습니다. 그리고 미네르바대 학생을 인턴십이나 다른 기회로 고용하는 작은 기업들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있는 많은 스타트업들은 한국보다 미네르바대 학생들을 활용한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미네르바대 일본 학생들이 적고 미네르바가 일본 도시에 캠퍼스를 두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있는 20개 스타트업에서 우리 학생들을 고용했습니다.

일본 기업 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에서 미네르바대 학생들을 일본에 데려가고자 합니다. 학생들이 이미 여기(한국)에 있다는 것은 적어도 매년 9월에서 12월 사이, 4개월 동안 학생들의 능력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는 겁니다. 물론 미네르바대 학생이지만 그래도 비용 효율이 높습니다. 미네르바대 학생을 인턴으로 고용했을 때 회사에 가져다 주는 가치 창출에 비하면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 스타트업들도 더 많이 우리 학생들을 만나고 고용하고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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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스쿨 학생들과 SK텔레콤의 5G 신사업 개발 등 공동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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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중경제전쟁이 제 2 냉전시대로 접어들었다. 미네르바대 중국 학생이 이런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가?

A. 미네르바 대학은 전세계 많은 나라, 정부, 기업, 개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미네르바대에는 상당수의 중국인 학생이 있습니다. 한국인 학생도 상당합니다. 케냐와 브라질, 베트남 학생 등도 있습니다. 미국인 학생들도 당연히 있죠. 미네르바는 미국 대학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진 학교입니다. 미국 학위를 주지만 미네르바대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글로벌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중무역갈등이 학생들에게 특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미국 대학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봅니다. 대학뿐만 아니라 세계 1,2위 경제 대국의 갈등은 양국에 많은 이차적 피해를 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세계 다른 국가들에게는 많은 기회를 낳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국이나 미국에는 당연히 좋지 않은 결과입니다.

Q. 중국 학생들이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지?

A. 미국에는 몇 가지 비자 발급 절차가 있습니다. 미네르바대를 포함한 미국 대학에 가기 위해 외국인 학생 대부분은 미국 비자를 받습니다. 그런데 비자 발급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항상 종종 있습니다. 정부에서 좋아하지 않는 백그라운드 문제가 있던가, 실제로 미국에서 살 수 있는 재정적 여건이 충분하다고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죠.

해외 유학을 가고자 하는 중국인 학생들의 수요는 어마어마합니다. 중국은 자국 학생들이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중국으로 돌아오는 것의 가치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미네르바를 제외한 미국 다른 대학들을 중국인 유학생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입니다. 매년 미국 대학에 오는 중국인 유학생 수가 5만5000명 가량 되고 미국에 있는 동안 학비 외 부수적인 지출도 매우 크죠.

무역 전쟁에서는 한 쪽이 대두 수입품에 관세를 매긴다면 다른 나라에서 대두를 수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은 다릅니다. 미국 중국 모두 큰 수혜자이기 때문에 교육에서의 협력을 깨는 것은 양쪽 이익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무역전쟁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전 그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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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마윈이 설립한 창업사관학교 후판대학에서 배양숙 글로벌 인사이트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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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준공 예정인 후판대학 新캠퍼스 조감도.


Q. 마윈은 중국 창업사관학교인 후판대학을 설립하고 포스트 알리바바 양성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손정의 회장 등 기업가들이 혁신학교를 설립하고 있는데, 그 중 N 하이스쿨은 VR기기를 장착하고 소풍을 간다고 한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포스트 미네르바 스쿨이 생겨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고등교육에서는 혁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미네르바대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임무를 잘 해냈다는 것이죠. 다른 새 학교들이 진정으로 새롭기를 바랍니다.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학교들이 설립되는 것을 봤습니다.

몇 가지 예를 좀 전에 드셨는데 베트남, 미국, 아프리카 지역 국가 등등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학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학교를 새로 짓지만 실질적으로 들여다보면 전통적인 학교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학교지만 그리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새로 설립되는 학교들 중에 전통적인 학교와 완전히 다르지만 또 교육기관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매우 가치가 있을 수 있고, 학생들에게 중요한 수업을 가르칠 수 있지만, 고등교육 시스템 밖에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등교육시스템 안에서 개혁을 할 때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밖에서 개혁하는 것은 안에서의 개혁보다 쉽습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이를 받아들이기는 훨씬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내부서 개혁하는 것을 장려합니다. 그리고 교육시스템 안에 있는 사람들은 좀 더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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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미네르바 스쿨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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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네르바 대학은 학생 선발 시 SAT 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부모의 잔고내역도 요청하지 않으며 집안의 재력이 입학과 무관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들었다.

A. 현 사회의 큰 문제는 대학들이 어마어마한 예산을 갖고 있고 돈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우 부유한 학생들을 뽑아서 교육을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대학교의 학생수 제한 때문에 제외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난 50년간 더욱 이같은 현상이 심화됐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미국과 전세계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1965년에 사회경제소득 상위 20%에 속한 미국 성인이라면 대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40% 정도 됐습니다. 같은 해 사회경제소득 하위 20%에 속한 미국 성인이 대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6% 였습니다. 매우 큰 차이죠. 1965년은 미국에 중요한 해였습니다. 연방정부가 가난한 학생들이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해이기 때문입니다. 학자대출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이죠. 대학들이 이를 강조하기 시작했고 재정보조장학금(Need-blind Admissions)을 만듭니다. 이론상으로 부모의 재정을 보지 않고 학생들을 뽑기 시작한 것이죠.

그 결과, 50년이 지난 2015년에는 미국 소득 상위 20%에 속한 미국 성인은 대학에 갈 확률은 80%로 뛰었습니다. 40%에서 두 배가 된 것이죠. 반면 2015년 미국 소득 하위 20%에 속했다면 대학에 갈 확률이 9%였습니다.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가 더 악화된 것입니다. 빈부격차를 측정하는 지니계수를 보면 미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대학들이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을 부유하게 돕고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은 계속 가난하게 하는 시스템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도덕적으로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캠퍼스를 유지해야 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캠퍼스를 지었죠. 이는 매몰 비용입니다. 과거 비용입니다. 빌딩을 팔던가 없애야 합니다. 빌딩을 철거하고 학비를 내려야 합니다. 접근성을 확대해야 합니다. 전세계 소득 상위 1%의 자녀들이 아이비리그대나 스탠포드의 52~55%를 차지하는 사회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회가 부패합니다. 미네르바대는 이렇게 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우리 학비는 매년 기숙사비를 포함해 3만달러입니다. 아이비리그대는 7만달러입니다. 아이비리그대의 52~55% 학생들은 매년 7만달러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네르바대의 20% 미만 학생들만 3만달러를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원 과정에서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SAT 점수를 보면 점수와 부의 상관관계가 점수와 지능의 상관관계보다 높습니다. 이는 SAT가 학생의 부모님이 얼마나 버는지 노골적으로 물어보지 않지만,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얼마나 지불하느냐를 묻는 것입니다.

이는 근본적인 문제이고 해결책은 쉽지 않습니다. 미네르바대는 장학금을 어마어마하게 모아야 합니다. 전통적인 대학에 비해서는 적지만 장학금을 모으는 것은 우리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미네르바대는 전세계 학생들을 받기 때문에 자선가들은 모국의 학생들이 얼마냐 되는가 묻습니다. 한 나라에서 오는 학생 수는 적습니다. 우리가 차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재능 있는 학생을 곳곳에서 찾습니다. 자선가들은 모국 학생들만 지원한다고 합니다. 우리 학생들은 60개국에서 왔습니다. 나라별로 60명의 자선가를 찾고 그 학생들을 지원해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우리는 세계가 상호연계 됐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대학 설립자로서 제가 취하는 행동은 한국에서 여러분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들, 조카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칩니다. 제가 설립한 미네르바대의 졸업생이 여러분의 나라에서 일하고 결정과 선택을 하게 되면 세상 반대편에 있는 다른 나라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의 잠재력 있는 사람들을 찾고, 그들에게 최고의 시스템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이익의 부합합니다.

대부분의 자선가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현 제도는 가장 능력 있는 학생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줘야 할 자산가들의 기부금을 가로채, 부유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이상한 정책에 쓰이게 합니다. 이게 바로 현 교육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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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미네르바 스쿨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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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이다. 미네르바 대학이 세계 최고의 미래혁신학교가 되고나니 한국에서 미네르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원이 생기고 있다.

A. 매우 놀랍고 흥미로운 예입니다. 세상에서 미네르바대에 입학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는 사람이 한 명 밖에 없고, 그게 바로 저입니다. 우리의 입학과정은 매년 바뀝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원들이 학생들에게 입학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은 거짓일 수밖에 없죠.

학생들이 돈을 지불하는 것은 자유지만, 입학과정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입학 전형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많은 것들이 우리의 의사 결정 과정의 일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입학 의사 결정 과정의 일부인 다른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원 수업을 듣는 시도는 좋지만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한국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한다는 컨셉트에 빠지지 않아도 됩니다. 도움이 되는 것은 스마트하게 일하는 것입니다. 창의적 사고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 일도 안 하고 게으를 때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뭔가 한 우물만 파서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창의적 구성 요소와 부분이 무엇인지를 실질적으로 이해한 바탕에서 도전적인 새로운 방식을 반복하면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한국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창의력을 주도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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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1 교육혁명 미네르바 스쿨2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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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

2. 한 분야 이상에 열정을 쏟을 수 있어야 한다.

3. 성실해야 한다.

4. 팀으로 일할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5. 겸손해야 한다.

미네르바 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5가지 소양을 읽으며 다양한 新직업군의 생태계가 형성될 시기에 매우 적합한 인재의 요건이라 생각이 들었다.

한 재학생의 " 저는 미네르바를 떠나 세상에 나갈 때

그들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리라는 걸 진심으로 믿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목소리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해 초속의 변화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인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양성을 위한 혁명,

미네르바 스쿨이 이 시대와

미래의 인류를 위한 공헌이 되리라 확신한다.

그러므로 혁신학교 미네르바 스쿨 설립자 벤 넬슨과의 대화에서

그의 교육철학과 방향, 실행력에 깊은 존경심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배양숙 글로벌인사이트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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