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이 ‘팔자’보다 ‘사자’는 사람이 더 많은 매도자우위시장으로 돌아선 가운데 매수세가 강북에 집중돼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새집 공급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강남에 비해 새 아파트가 많고 가격이 저렴한 강북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14일 기준 107.1을 기록하며 전주에 이어 100을 웃돌았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해 10월1일 104.8 이후 9월말까지 줄곧 100을 하회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200 범위에서 100을 중심으로 높으면 매수자가 더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특히 강북이 눈에 띈다. 강북 14개구의 매수우위지수는 117.0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101.8을 찍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을 넘어선 후 전주 110.4를 기록하더니 지친 기색 없이 빠른 속도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강남 일부 지역 집값이 3.3㎡당 1억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나 강남의 매수우위지수는 아직 95.8로 100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정부의 잇따른 대책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 유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집을 ‘사자’는 수요가 급증했고, 강남 대비 저렴한 강북 지역 주택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 관계자는 “금리인하 등으로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 적용 발표 이후 신축 아파트가 많은 마포로 매수세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강북 일부 아파트는 3.3㎡당 가격이 5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 대장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8월 12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3.3㎡당 가격이 5156만원인 셈이다. 같은 단지 84㎡ 테라스형도 8월 16억5000만원(3.3㎡당 4853만원)을 찍었다. 최근 강남구 삼성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라클래시’ 3.3㎡당 분양가가 475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강남의 분양가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다.
강북 대장주 중 하나인 ‘경희궁자이’ 2단지 59㎡도 지난 7월 13억원(5230만원) 에 거래됐다. 최근 매매호가는 13억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새 아파트 공급 위축이 우려되면서 신축 입주권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2월 준공되는 마포구 ‘신촌그랑자이’ 59㎡ 입주권은 지난 8월 13억원에 실거래됐다. 2016년 분양 당시 59㎡ 분양가는 최고 6억6000만원대였다.
마찬가지로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영등포구 ‘신길센트럴자이’ 보류지 52㎡ 최저 입찰가는 8억5000만원에 책정됐는데 2017년 분양 당시 이 주택형의 분양가 최고는 3억9000만원대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강남이 선제적으로 오르면서 키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재건축 위축 등의 영향을 오롯이 받고 있어 강북에 매수세가 많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선옥 기자 oops@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