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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아프간戰 자원 부티지지, TV토론 스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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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철군 신랄하게 비판 "동맹 배신… 수치심 느낀다"

조선일보

트럼프 정부의 시리아 철군 파장이 커지면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도 대외 정책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14일 제4차 TV 토론에서 중위권 주자인 피트 부티지지(37·사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현 정권이나 좌파 일각의 '묻지 마 철군론'을 신랄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최연소 주자이자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라는 독보적 타이틀을 가졌다.

부티지지는 이날 "장기적으론 철군이 맞지만, 시리아에 최소한의 특수작전 부대와 정보 인력은 남겨 쿠르드족 학살과 테러 단체 IS의 부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또 다른 주자인 툴시 개버드(여·38) 하원의원은 "쿠르드족 학살은 애초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잘못 개입했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 전쟁은 무조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부티지지는 "완전히 잘못 짚었다. 쿠르드의 비극은 미국이 동맹을 배신했기 때문"이라며 "동맹을 내팽개치고 퇴각하는 우리 군이 어떤 수치심을 느끼는지 아느냐"고 했다.

많은 미 언론은 부티지지의 손을 들어줬다. "냉철하고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돋보였다"(뉴욕타임스) "외교 분야 토론을 평정했다"(워싱턴 이그재미너)는 평가가 나왔고, 보수지 '아메리칸 컨저버티브'조차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추락으로 뚫린 중도 표심을 공략할 인물"이라고 했다.

부티지지는 하버드대 재학 중 로즈 장학생에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 유학했으며 7개 국어를 구사하는 '천재'다. 컨설팅사 맥킨지에서 일하다 29세에 고향 사우스벤드 시장에 당선돼 쇠락한 중서부 도시 재생 신화를 썼고, 동성애자로 커밍아웃 하고도 보수적인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화려한 젊은 진보의 이미지에 묵직한 추를 달아주는 결정적 이력은 2014년 시장 시절 9개월간 무급 휴직을 하고 해군 정보관으로 아프간전에 자원한 일이다. 부티지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테러전 초기엔 반전(反戰)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 전쟁은 이미 미국의 일부가 됐고, 나도 어떤 식으로든 뛰어들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티지지는 이날 토론에서 베토 오루크(47) 하원의원이 급진적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부티지지에게 '용기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공격했을 때 "내가 개인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당신에게 용기에 대해 배워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고 응수한 것은 이런 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 대선에서 군 복무, 특히 해외 파병 경력은 엄청난 자산이 될 수 있다. 최근 부티지지는 "트럼프가 셀리브리티 어프렌티스('너는 해고야'를 유행시킨 TV 쇼) 시즌 7 찍을 때 나는 아프간 모래바람 속에 있었다"면서 "베트남전 징집을 피하려 (발꿈치뼈 돌출) 거짓 진단서를 낸 겁쟁이와 맞붙길 바란다"고 했다. 부티지지는 현재 민주당 내 지지율 5% 안팎으로 '빅3'에 한참 뒤처지는 4위지만, 후원금 모금은 최고 수준이어서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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