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스타트업 스타일쉐어의 윤자영(사진 왼쪽) 대표가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다 웃고 있는 모습. 스타일쉐어는 누적 회원 수 550만명, 연 거래액 1200억원을 돌파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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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결제·챗봇 등 Z세대 특화 서비스
윤 대표는 "Z세대는 30대 이상 고객층과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성인 고객이 많은 인터넷 쇼핑몰은 출근 스트레스가 큰 월요일 출근 시간에 주문이 늘고 주말·연휴에 주문이 줄어든다. 주로 학생층인 Z세대 고객이 압도적인 스타일쉐어는 학교에 가지 않는 휴일과 용돈 사정이 좋아지는 명절이 대목이다.
스타일쉐어는 Z세대 맞춤 서비스로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편의점 결제 기능이 대표적인 예다. 윤 대표는 "처음엔 신용카드가 없는 10대들을 위해 편의점 ATM 입금을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전을 입금할 수 없는 ATM 입금도 10대 고객들에게는 2% 부족한 서비스였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스타일쉐어 앱으로 결제용 바코드를 찍고 실제 돈은 현금으로 낼 수 있는 기능을 개발했다. 모바일 간편결제가 확산된 지금도 스타일쉐어 매출의 8%는 편의점 결제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엔 고객의 문의에 자동으로 응답해주는 '챗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스타일쉐어는 지금도 이용자들이 자신이 입은 옷을 찍어 올리고 다른 이용자들의 게시물에 댓글을 다는 식의 소통이 활발하다. 이런 평범한 사진에도 'ㅈㅂㅈㅇ(정보좀요·브랜드·가격 등을 알려달라는 뜻)' 같은 댓글이 무더기로 달린다. 윤 대표는 "연예인처럼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라 내 곁의 친구가 입은 옷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심리"라며 "챗봇 서비스는 이용자가 올린 패션과 비슷한 옷을 3초 만에 찾아준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Z세대는 다른 사람이 올린 패션 이미지를 자주 보고 적극적으로 '좋아요'를 누르고 스크랩을 한다"며 "스타일쉐어 하루 평균 페이지뷰가 300만건, '좋아요'가 20만건"이라고 했다. 이렇게 축적된 Z세대 데이터를 바탕으로 휠라, 에뛰드 하우스 등 기성 브랜드와 상품을 출시했다. 스타일쉐어의 구매전환율은 19%. 100명이 들어오면 19명이 물건을 구매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인터넷쇼핑몰(1~5%)을 크게 웃돈다.
◇대학 주차장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창업
윤 대표는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출신이다. 사업을 시작한 것은 대학 4학년이었던 2010년이었다. "한 친구에게 '패션 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너 작년에도 그 말 했잖아'라고 하더라고요. 당장 결심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것 같았어요."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의 강연이 첫 투자를 받는 계기가 됐다. 윤 대표는 "강연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무작정 "패션 커뮤니티 사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그는 "이 인연이 계기가 되어 대학 지하주차장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1400만원으로 창업했다"고 말했다.
양모듬 기자(modyss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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