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통풍 치료제 5631억원 규모 판권이전
어려움 속에서도 R&D 부문 과감한 투자
상용화 가능한 신약후보물질 찾기 매진
내수시장 벗어나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 연구원이 ‘고속 스크리닝(HTS)’ 시스템을 통한 화합물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JW중외제약 |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JW중외제약이 본격적인 신약개발 업체로 탈바꿈하면서 제2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지난달 27일 JW중외제약은 중국 심시어 파마슈티컬 그룹 계열사 난징 심시어 동유안 파마슈티컬(Nanjing Simcere Dongyuan Pharmaceutical)과 통풍치료제 ‘URC102’에 대한 7000만달러(831억원) 규모 ‘기술수출(판권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아토피 치료제 기술수출에 이어 두 번째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8월 글로벌 피부질환 시장 선두 제약사 레오파마와 아토피 신약후보물질 ‘JW1601’에 대한 4억200만달러(48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JW중외제약은 차별화된 R&D(연구개발) 전략을 추구하면서 이에 따른 결실을 잇달아 맺는 데 성공했다.
신약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알려진 지는 수년이 됐지만, 이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 성과를 이뤄낸 국내 제약사는 현재까지도 JW중외제약을 포함해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일부에 그친다.
신약을 개발해내기 위해선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시장성까지 갖춘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내기 위한 기술력과 판단력, 수차례에 걸친 임상시험을 통해 신약으로서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내는 데 요구되는 많은 시간과 자금 등은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자격조건’이자 ‘장벽’이다.
그러나 성장 한계에 다다른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성장을 거듭하기 위해선 반드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춘 ‘혁신신약’은 반드시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 입지를 다진 여러 다국적 제약사도 혁신신약을 원동력으로 삼았다.
다만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사로선 신약개발을 온전히 이뤄내는 것보다 초기 단계까지 얻어낸 성과를 외부에 파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해외 제약사는 자금과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가 자체개발하는 것보다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고, 신약개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상용화까지 성공한다면, 국내 제약사는 매출액 일부에 대한 로열티를 수익으로 확보할 수 있다.
JW중외제약은 글로벌 혁신 신약 연구개발, 의약품 원료 합성 및 제형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제약업계에 연구개발이라는 개념을 선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자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남보다 한발 앞선 전략적인 기술 제휴 및 도입을 통해 끊임없는 발전을 이루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술수출을 이뤄낸 2개 신약후보물질 모두 JW중외제약이 확보하고 있는 독창적인 신약개발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JW중외제약은 체계적이고 획기적인 제약 기술개발을 위해 1983년 중앙연구소(현 신약연구센터, 제제연구센터, 원료연구센터)를 설립했고, 1992년에는 쥬가이제약과 함께 국내 최초의 신약 전문 연구개발벤처기업인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2001년에는 JW중외제약과 미국 현지 연구 인력을 바탕으로 화학유전체학 전문 연구조직을 구축해 JW Theriac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샌디에이고로 이전해 JW R&D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실현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중앙연구소 신약연구센터는 ▲생체 현상을 조절할 수 있는 단백질 구조를 모방한 2만5000여종 화합물 라이브러리 ‘주얼리(JWELRY)’ ▲‘Wnt’ 신호전달경로에 작용하는 화합물을 선별하는 ‘고속 스크리닝(HTS)’ 시스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Wnt 신호전달경로를 억제하거나 활성화하는 저분자 화학물질을 발굴해 항암제(혈액·고형암), 면역질환치료제(섬유증·골관절염)를 개발하고 있으며, 재생의학분야(탈모, 치매, 피부·근육 재생)로 개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Wnt를 타깃으로 하는 신약 개발은 아직 성공사례가 없는 분야로, 모든 연구절차 하나하나를 새롭게 확인해야 할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JW중외제약 자회사 C&C신약연구소는 AI(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CLOVER)’를 통해 항암제·면역질환치료제·줄기세포치료제 등 현재까지 신약후보물질 9종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클로버는 다양한 암환자 세포주를 이용한 고효율 약물 스크리닝(선별), 자체 개발 약물 설계 프로그램 등이 데이터베이스(DB)화 돼있어 직접 실험을 하지 않고도 각 질환 특성에 맞춰 상용화가 가능한 신약후보물질을 찾아낼 수 있다.
JW중외제약은 한·미·일 3개국에 걸친 글로벌 R&D 플랫폼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암이나 당뇨와 같은 난치성질환 치료제를 비롯해 과거에는 기술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신개념 의약품까지 다양한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임상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수출과 같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통해 상업화를 앞당기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수출 가능성은 크다. 현재 JW중외제약·JW크레아젠 등 JW그룹이 추진 중인 신약 R&D 현황은 ▲CWP291(급성골수성백혈병·다발성골수종·위암) ▲CWP291(경구/고형암) ▲Project A(삼중음성유방암·대장암) ▲CreaVax-HCC(간암) ▲CreaVax-BC(교모세포종) ▲URC102(통풍) ▲JW1601(아토피 피부염) ▲Project B(특발성 폐섬유증) ▲CWL080061(탈모) ▲Project C(치매) 총 10개 분야에 이른다.
이 중 간암 신약후보물질 CreaVax-HCC는 보건산업진흥원 정부과제 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고, 현재 수술환자군을 대상으로 확증임상을 하기 위한 3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 CreaVax-BC와 URC102는 2상, CWP291와 JW1601은 1상 단계, 나머지는 모두 전임상 단계에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R&D 부문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며, 그 동안 구축한 핵심 전략 기술과 개발 경험에 글로벌 인프라를 가미해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수기자 leej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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