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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터지고·동물이 찢고…방사능 폐기물 자루 관리 엉망, 日도 피해규모 모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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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일본 후쿠시마현 다무라시에서 보관 중이던 방사성 제염 폐기물이 무더기로 유실됐다. 일본 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으며 주변국의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다.

15일 NHK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이 '지금까지 6자루를 회수했으며 4자루를 추가 발견해 회수 작업 중'이라며 '회수된 것에는 용기 파손이 없었다. 환경에 영향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무라시 임시보관소에 있던 제염 폐기물 2667자루 대부분이 유실된 상태다. 폭우로 방사능 폐기물 일부가 하천에 쓸려가기도 했다. 다무라시는 '폐기물 6자루는 회수했지만 일부는 보관소 인근 하천인 후루미치가와 강 하류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방사능 폐기물을 담은 자루에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 후 오염 제거 작업으로 수거한 풀과 오염토 등이 들어있다. 자루는 개당 수백 kg에서 1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 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후쿠시마현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일단 '남은 자루와 회수된 자루 번호부터 대조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본 정부의 폐기물 자루 보관 행태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제염 폐기물 위를 시트로 덮는 등 태풍의 폭우나 강풍에 대비해야 하는데 관리 없이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폐기물 유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9월에도 폐기물이 담긴 자루 400여개가 무더기로 유실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태풍 영향으로 방사능 오염수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누설 경보가 10건 울렸다. 도쿄전력은 명확한 설명 없이 '6건은 빗물로 인한 오작동'이라며 '세슘 흡착탑 보관시설에서 울린 경보는 확인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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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소극적 대응에 비판이 제기됐다.김익중 전 동국대학교 의대 교수는 16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국민들의 피폭량을 줄이는 게 아니라 반대로 피폭량을 늘리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돈, 경제 부흥 이런 쪽에 초점이 맞춰지니까 방사능 오염물질 관리는 그만큼 허술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책의 방향이 아예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전문가는 일본 당국 설명과는 달리 유실된 폐기물 규모 파악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는 '일본 당국은 일련 번호를 매기고 방사능량을 기록하는 등 관리한다고 하지만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일본 시민들 증언에 따르면 자루에 담아둔 흙과 풀이 발효되면서 가스가 차서 폭발하는 등 관리가 상당히 엉망이다. 소가 폐기물 자루를 찢어서 몸을 비비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 경기장에 쌓아둔 폐기물 자루가 갑자기 사라지는 등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폐기물 자루 안 내용물이 밀봉되거나 처리를 거친 게 아니다'라며 '대기 중에서 떨어진 방사성 물질이 쌓인 흙을 긁어모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놨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가 오면 내용물이 빠져나와 자루가 홀쭉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최 활동가는 유실된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문제는 사실 내년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이라며 '성화봉송, 소프트볼 경기가 후쿠시마에서 이뤄진다. 폐기물이 유실되며 사실상 후쿠시마가 재오염된 것이나 다름없다. 유실된 폐기물을 다시 긁어모아야 하는데 일본 정부가 그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또'태풍이나 폭우가 올 때마다 반복되는 오염수 유출과 폐기물 유실 문제에 일본 정부가 지금껏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쿠키뉴스 정진용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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