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와 워싱턴 희망나비 소속 한인들이 지난 8월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일본대사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3년째 보금자리를 찾지 못하다 이날 잠깐 바깥 나들이를 나온 '평화의 소녀상'이 뒤쪽에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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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보내졌지만 3년 가까이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던 ‘평화의 소녀상’이 인근 지역에 세워지게 됐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와 워싱턴희망나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 등 3개 단체로 구성된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오는 27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한 건물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 영구제막식을 연다고 밝혔다.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도 참석한다. 추진위는 이에 앞서 17일 기공식 및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소녀상은 지난 2016년 11월 워싱턴에 도착해 시내 공공장소나 메릴랜드 솔즈베리 대학 등에 건립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일본 측 방해로 번번이 무산됐다.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한 소녀상은 창고에 보관돼 왔으며,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깜짝 나들이를 나와 차에 실린 채 워싱턴 일본대사관과 애넌데일 일대를 돌기도 했다.
사연을 알게 된 한인 건물주가 사실상 기부 후원 형태로 자신이 소유한 건물 앞뜰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소녀상은 일단 워싱턴 인근에 자리를 잡게 됐다. 애넌데일은 버지니아주의 한인타운으로 꼽힌다. 소녀상이 들어서는 장소는 애넌데일 초입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눈에 잘 띄는 곳이라고 추진위는 설명했다.
추진위 측은 장기적으로 워싱턴 내 소녀상 추가 건립을 계속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영구 제막식을 계기로 워싱턴 지역에서 평화와 여성인권의 상징적 조형물로 평화의 소녀상을 널리 알리고,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실 워싱턴정대위 회장은 “소녀상 건립은 일본이 부정하는 역사를 계속 환기하고 피해자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후대에 교육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 운동의 결속을 다지는 원동력 역할도 할 것”이라며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메시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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