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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기고] 자살생존자전담경찰관 배치에 나선 안성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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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경기도 안성경찰서 생활질서계 김나연 경장


'자살'이라는 단어를 거꾸로 발음해보면 '살자'는 단어가 된다. 두 글자의 배치만으로 의미가 달라진다는 사실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이 두 단어와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18년 기준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고, OECD 국가 평균 대비 약 2배 수준이라고 한다.

이에 안성경찰서에서는 자살을 시도했으나 생존한 사람들을 연계하고 지원하는 '자살생존자 전담경찰관'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자살예방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자살전담경찰관의 역할은 자살기도자가 정신질환 및 자타해 위험성이 있을 경우 행정응급입원 조치, 보호자 연계, 전문병원 상담치료 권고 및 센터 지원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자살기도자 본인 동의 시 인적사항과 현장상황을 정신건강복지센터로 통보하여 전문가에게 방문상담토록 연계조치에 힘쓰고 있다.

2019년 6월 12일 개정된 자살예방법에 따르면 자살시도자, 가족, 자살자의 유족에게 자살예방센터정신건강복지센터에 관한 정보(연락처주소,지원내용)제공을 의무화함으로써 자살예방에 대한 국가적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일례로 안성경찰서 일죽파출소에서는 우울증약을 복용중인 박모 씨가 '살기가 힘들어 자꾸 안 좋은 생각이 든다, 뛰어 내리고 싶다'는 112신고를 접수해 신속히 출동하여 여관 각층을 확인한 결과 대상자를 발견하고 끈질긴 상담 끝에 인명을 구조했다.

이후 박모 씨를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계해 치료를 받게 하였으며, 박 씨는 치료과정 중 112에 전화해 출동한 경찰관에게 "경찰관분이 좋은 얘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정신 차리고 살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

앞으로 자살전담경찰관은 위 사례와 같은 자살관련 112신고에 대한 총괄 모니터링을 실시해 자살 위험 대상을 '자살시도 횟수', '신고이력', '자살예방센터 연계여부' 등 사안에 따라 분류하여 대상자들을 관리해갈 예정이다.

필자는 안성경찰서의 첫 자살생존자전담경찰관으로 근무하며 만나게 될 자살기도자에게 자살이라는 단어를 반대로 발음해 보자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함께 '살자'는 단어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며, 더 이상은 자살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 생활할 수 있는 계기의 신호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안성경찰은 단순히 자살기도자의 신병 확인 선에서 끝내지 않고, 이후 관리까지 해보자는 취지에서 자살전담경찰관이 배치된 만큼 자살예방을 위한 노력은 계속 될 것이며, 민생치안을 더 따듯한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좋은 제도로 자리매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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