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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시간 없다" 존슨 낙관에도 커지는 브렉시트 연기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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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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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전까지 실용적인 또는 합법적인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EU 순환 의장직을 맡고 있는 안티 린네 핀란드 총리가 이달 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합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존슨 총리의 단언과 달리, 브렉시트 시한이 또 다시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과 EU는 14일 밤(현지시간) 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오는 17~18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의를 앞두고 막판까지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난 주말에 이어 이날에도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합의안 내 주요 쟁점인 아일랜드 국경지역에서의 안전장치(backstop)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린네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EU정상회의 전까지 협상을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음을 우려했다. 가디언은 이 같은 발언을 소개하며 브렉시트 합의에 대한 존슨 총리의 희망이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부총리 역시 "합의가 이번주에 가능할 수도 있지만, 아직 이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EU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 대표는 지난 13일 협상을 마치고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언급했었다.


EU 내에서는 브렉시트 시한을 연기하는 방안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죽기 살기로" 오는 31일까지 EU를 탈퇴하겠다고 밝혀온 존슨 총리가 추가 양보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존슨 총리는 합의안 내 쟁점인 안전장치(backstop)를 폐기하는 대신, 북아일랜드에 '두 개의 관세체계'를 동시에 적용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현재 EU측은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내켜하지 않고 있다.


영국 총리실은 양측이 재협상 합의에 도달할 경우 당초 예정대로 그리니치시 기준으로 오는 31일 23시에 EU를 떠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존슨 총리 역시 이날 웨스터민스터 의사당에서 진행된 여왕 연설을 마치고 "기다리지 말자. 기다릴 수 없다"며 "브렉시트를 이행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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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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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지 언론들은 브렉시트 추진과정에서 수세에 몰린 존슨 총리가 여왕 연설도 통과시키지 못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의회에서 약 10분에 걸쳐 정부의 26개 주요 입법안을 소개한 후 승인을 요청하는 여왕 연설을 진행했다. 여왕 연설은 통상 의회 새 회기를 알리는 관례다. 연설 후 집권당 총리의 주요 입법안 설명, 야당 대표의 발언 등에 이어 5일간 토론을 진행하는 수순이다. 이후 표결이 실시된다.


1924년 이후 여왕 연설은 하원에서 쉽게 통과돼왔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이 하원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반대표가 몰릴 경우 여왕 연설이 의회 벽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월 말 취임한 존슨 총리는 이후 하원에서 실시된 표결에서 7연속 무릎을 꿇었다.


앞서 영국 하원은 존슨 내각이 오는 19일까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를 3개월 미루는 내용의 노 딜 방지법(EU법)을 통과시킨 상태다.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 역시 "연기를 요구할 지 여부는 영국에서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만약 시한을 더 달라고 한다면 거절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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