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카이 등 SM 7인조 연합팀
BTS 이어 앨범차트 정상에 올라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LA 할리우드에서 열린 슈퍼엠 데뷔 쇼케이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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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엠(SuperM)이 데뷔 앨범으로 빌보드 정상에 올랐다. 미국 음악전문매체 빌보드는 13일(현지시간) “슈퍼엠이 첫 미니앨범으로 ‘빌보드 200’ 1위로 데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방탄소년단(BTS)이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3연속 기록 행진을 이어간 데 이어 또 다른 ‘K팝 슈퍼스타’의 탄생을 알린 것이다. 지난 4일 앨범 발매 이후 열흘도 채 되지 않아 이뤄낸 성과다.
총 7곡이 수록된 앨범 ‘슈퍼엠’은 앨범판매지수 16만8000점을 기록했다. 이는 실물 앨범 판매량과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을 환산해 합산하는 지수로, 앨범 판매량이 16만 4000점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빌보드는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앨범 패키지만 60종이 넘는다”며 “다음 달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아레나 공연 ‘위 아 더 퓨처 라이브(We Are The Future Live)’ 티켓과 연계된 패키지도 슈퍼엠의 멋진 출발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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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가 된 K팝…보는 음악 매력 극대화”
태민(샤이니), 카이(엑소) 등 퍼포먼스에 강점이 있는 멤버들이 모였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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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소속 보이그룹 샤이니ㆍ엑소ㆍNCT 127ㆍWayV 등이 연합해 만든 슈퍼엠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지난 8월 론칭 소식이 발표되면서부터 ‘K팝 어벤져스’라는 별칭이 붙었고, 미국 내 유력 레이블인 캐피톨 뮤직 그룹(CMG)이 기획 단계부터 협업하면서 새로운 성공 모델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5일 할리우드의 캐피톨 레코드 타워 앞에서 열린 데뷔 쇼케이스 역시 큰 화제를 모았다.
시애틀에 거주 중인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BTS 이후 블랙핑크ㆍ몬스타엑스 등이 잇따라 주목받으면서 미국 내에서도 K팝이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는 데다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타이틀곡 ‘쟈핑(Jopping)’은 ‘보는 음악’으로서의 매력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팀 내 메인댄서를 맡고 있는 태민(샤이니), 카이(엑소), 태용(NCT 127) 등의 라인업이 퍼포먼스의 완성도를 높일뿐더러 각각 홍콩과 태국 출신인 루카스와 텐이 중화권과 동남아권에 소구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캐피톨 타워 레코드 앞에 쇼케이스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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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아이돌 1세대 H.O.T.를 시작으로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쌓아온 SM의 브랜드 파워도 한몫했다. 2009년 ‘빌보드 200’에서 127위를 차지한 보아를 시작으로 소녀시대 태티서의 ‘트윙클’(126위), 2018년 엑소의 ‘돈트 메스 업 마이 템포’(23위), 지난 6월 NCT 127의 ‘NCT #127 위 아 슈퍼휴먼’(11위) 등 여러 팀이 고른 성과를 내면서 K팝 팬 사이에서 ‘SM표 음악’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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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통 방식과 만나 시너지 낼까 기대”
빌보드 칼럼니스트 제프 벤자민은 “SM은 브랜드 자체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과 자원이 없으면 시도하기조차 힘든 기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CMG의 역할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K팝 그룹들이 미국 레이블과 계약할 경우 유통ㆍ배급만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CMG는 미국 가수들이 전통적으로 하는 취하는 번들형 앨범 판매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K팝이 유튜브나 트위터 같은 SNS뿐만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강력한 시장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협업은 인구통계학적으로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저출산과 초고령화를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10~2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아이돌 산업의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단 얘기다. 팬덤 연구소 블립의 고문을 맡고 있는 김진우 중앙대 겸임교수는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더 큰 음악 시장을 가진 국가로의 진출은 필연적 선택”이라며 “카드ㆍ에이티즈ㆍVAV 등 해외에서 거둔 좋은 성적이 다시 국내에서 주목받으면서 팬덤이 커지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미국 NBC ‘엘런 드제너러스 쇼’에 출연한 슈퍼엠. [사진 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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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탄소년단처럼 장기적인 흥행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현재 활동 중인 4팀을 모아 만든 프로젝트 그룹인 만큼 본래 소속된 팀 활동도 등한시할 수 없는 탓이다.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해외 K팝, 혹은 SM 팬들이 하나로 결집한 것과 달리 국내 팬들은 론칭 전부터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실제 국내 음원사이트만 봐도 100위권 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성과는 K팝 시스템의 승리지만, K팝이 국경을 초월해 트랜스내셔널 현상이 가속화될 때 생기는 국내 팬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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