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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차트로 보는 중국] 중국의 인터넷 생태계 갈라파고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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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본 기업들은 혁신을 글로벌 히트로 연결하지 못하는 갈라파고스 신드롬(세상과 동떨어져 고립된 현상)을 겪었다."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한때 휴대전화의 혁신을 주도하던 일본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 치중해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됐다. 이를 가리켜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 한다. 과연 중국의 디지털 경제는 어떨까.

중국의 디지털 경제 발전은 세계적 수준이다. 우선 규모 측면에서 압도적이다. 8억명이 넘는 인터넷 사용자는 미국, 유럽을 합친 것보다도 많고 한국의 18배에 달한다. 변화 속도도 빠르다. 인터넷 사용자 중 99% 이상이 모바일 플랫폼을 사용한다. 2억8000만명의 디지털 네이티브는 기성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구매한다. 이는 혁신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상업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명인사인 왕훙을 기반으로 한 업체들이 미국 나스닥 상장의 문을 계속 두드릴 수 있는 이유다.

규모와 속도를 기반으로 디지털 챔피언들도 속속 생겨난다. 1세대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2세대 TMD(터우탸오·메이퇀뎬핑·디디추싱)에 이어 3세대의 PKQ(핀둬둬·콰이서우·취터우탸오)가 등장했다. 100개에 육박하는 중국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미상장 스타트업)은 앞으로도 새로운 영문 조합을 만들어낼 것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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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의 인터넷 생태계는 '만리방화벽(The Great Firewall)'에 싸여 있다. '디지털주권(digital sovereignty)'의 철학 아래 중국 정부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행위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 왔다. 외국의 디지털 서비스가 중국에서 제공되지 않기도 한다. 중국의 데이터 생산량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국경을 넘는 데이터의 '흐름'은 미국의 20%에 불과하고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중국의 내수시장 자체가 크고, 그 안에서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그러나 고립은 지속적인 혁신에 있어 장애가 된다. 중국이 거대한 갈라파고스로 남을지, 더욱 개방화된 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할지의 선택은 한국과 세계의 디지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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