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불성실공시를 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애꿎은 투자자만 피해를 봤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건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06건이다. 유가증권시장은 9건, 코스닥시장에선 무려 97건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 수익률도 저조했다.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코스피 9개 종목 평균수익률은 -22.57%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17% 올랐다.
9개 종목 중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키위미디어그룹으로, 하락률은 무려 63.41%다. 또 락앤락(-41.54%)과 삼진제약(-36.48%)이 뒤를 이었다. 키위미디어그룹은 판매·공급 해지에 대한 공시를 제때 올리지 않아 지난 7월 불성실공시 법인에 지정됐다. 현재 감자에 따른 거래정지 중이며, 최근엔 회생절차를 시작했다.
9개 종목 중 키위미디어그룹을 포함한 3개 종목은 거래정지 된 상황이다. 컨버즈와 세원정공은 저마다 타인에 대한 담보제공결정·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결정, 횡령·배임혐의를 불성실하게 공시했다.
불성실공시 법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제재금 부과 액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유가증권, 코스닥 시장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및 제재현황’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올해 8월 14일까지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건수는 527건이다.
제재금은 55억5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48건이던 코스닥시장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건수는 2015년 53건, 2016년 72건, 2017년 71건, 2018년 101건으로 증가추세다. 올해가 끝나려면 두 달 넘게 남았지만 이미 지난해 지정 건수에 육박한다.
제재금도 지난 8월 14일 기준으로 측정한 총액이 10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제재금이 부과됐다.
한 번 불성실공시를 한 상장사들은 지속해서 불성실공시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가장 많이 지정받은 회사는 키위미디어그룹(4건)과 유니켐(4건)이다. 지금은 상장폐지된 현대페인트와 중국원양자원도 3번씩 지정됐다.
같은 기간 불성실공시를 한 전체 법인 수는 76곳으로, 두 번 이상 불성실공시한 기업은 20곳이다. 네 기업 중 한 곳은 또다시 불성실공시를 하는 셈이다. 코스닥 시장은 공시위반을 반복한 경우가 더 많았다.
김 의원은 “상장사들의 불성실공시는 단기간에 기업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쳐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심각한 문제”라며 “한 기업이 불성실공시로 여러 번 지적받는 경우가 많은 것도 주목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불성실공시 행태를 개선하고 공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중요하다”며 “이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근 수습기자 sdk6425@ajunews.com
신동근 sdk64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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