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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조국사퇴]'檢개혁안' 내놓고 떠난 조국…'사전 시나리오'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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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the300]국민 분열·개혁 반대 구실 사라져…당정 "이젠 속도전"

머니투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검찰 특별수사부 축소와 관련한 구체적인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으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과천(경기)=김휘선 기자 hwijpg@


정부·여당이 검찰 개혁을 위한 속도전에 돌입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스스로 물러나면서 야당의 반대 구실도, 국민 갈등의 이유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조 장관 사퇴 발표 시점이 강도 높은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한 직후라는 점에서 조 장관의 ‘명예퇴진’을 위한 ‘사전 시나리오’가 있었을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종합하면 조 장관의 사퇴는 '예상 밖'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조 장관 사퇴 관련해서는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대다수 의원들도 놀라는 눈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속도전에 성패가 달린 검찰 개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조 장관이 사퇴를 위한 'D-데이'를 설정했고, 청와대와 여당 수뇌부 등 극소수와 상의하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핵심 관계자는 "조 장관이 검찰을 개혁을 주도하면서, 야당 반발과 국민 분열 등에 의해 동력을 잃고 끝내 좌초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며 "국회에서 고위 당정청 협의까지 마치고, (조 장관이 사퇴 시기를) 청와대와 민주당 등과 사전에 교감했을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입장문에서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며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혔는데, 조 장관이 사퇴할 타이밍을 잡으면서 그런 표현을 썼다는 게 여권의 중론이다. 불쏘시개는 결국 큰 불을 만들때 필요한건데, 본인의 역할은 끝났다고 고백하면서 자연스럽게 물러난다는 얘기다.

이날 조 장관 사퇴로 ‘불명예퇴진’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 할 수 있는 비입법 조치를 마무리하고 퇴진하는만큼 검찰 개혁을 향한 그의 진정성을 일부 입증했다는 분석도 있다.

조 장관 사퇴로 정부·여당의 검찰 개혁엔 가속도가 붙을 것을 전망된다. 조 장관은 지난달 9월 장관 임명 후 입법 없는 검찰 개혁 절차에 빠르게 돌입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달 8일 검찰개혁 추진계획 발표 △12일 대검찰청 협의 △13일 고위 당정청 회의 △14일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 발표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이는 오는 1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즉시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내용도 파격적이다. 1973년 대검찰청에 설치된 이래 약 45년 동안 사용한 '특수부' 명칭이 사라진다. 3개청의 '특수부'는 '반부패수사부'로 이름이 바뀐다. 수원지검‧ 인천지검‧부산지검‧ 대전지검의 특수부는 '형사부'로 전환된다.

현재 '검사장이 지정하는 사건의 수사'로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는 특수부의 사무 범위도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 '중요 기업범죄' 등으로 구체화된다. 여당도 속도전에 힘을 보탠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법안을 통한 검찰개혁 법제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당내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한 후 다음날인 이달 1일 첫 기획회의를 열어 특위 운영 방향을 검토했다. 오는 16일에는 대한변협, 관계부처 등과 함께 수사 관행을 점검한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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