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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라임운용 "펀드 환매 연기 최대 1조3363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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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내 사모(私募) 헤지펀드 1위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연기 규모가 최대 1조3363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환매 연기 사유와 대처 현황, 향후 계획 등을 공유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는 "투자금을 원래 계획대로 돌려드리지 못한 점, 판매사와 금융투자업계의 신뢰를 저하한 점 등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라임자산운용의 원종준(오른쪽) 대표이사와 이종필 부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펀드 환매 연기 사태에 대한 후속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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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문제가 된 라임의 펀드 유형은 사모채권·메자닌·무역금융 등 3가지다. 이중 사모채권과 메자닌 펀드의 환매 연기는 지난 10일 결정됐다. 사모채권 펀드 37개(3839억원), 메자닌 펀드 18개(2191억원) 등 총 55개 펀드 6030억원 규모다.

라임운용의 대체투자 부문을 책임지는 이종필 부사장은 사모채권 펀드(플루토FI D-1호)의 환매 연기 사유에 대해 "D-1호가 편입한 일부 사모사채의 이익 상실로 원리금 상각이 이뤄진 가운데 일부 펀드의 선순위 수익증권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메자닌 펀드(테티스 2호)와 관련해서는 "편입 비중이 높은 메자닌 발행 회사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전환사채(CB) 평가이익이 악화됐다"고 했다. CB는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먼저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함께 메자닌에 포함된다.

무역금융 펀드의 환매 연기 사실은 이날 간담회에서 원 대표가 직접 발표했다. 38개 펀드 2436억원 규모다. 해외 무역금융 펀드 투자대상의 약 40%를 차지하는 북미 소재 펀드와 32% 비중인 남미 소재 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원 대표는 전했다.

이에 따라 총 환매 연기 금액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8466억원으로 증가했다. 원 대표는 "향후 상환금 지급이 연기될 수도 있는 펀드 56개(4897억원)까지 합치면 환매 연기 금액은 최대 1조3363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향후 환매 계획은 펀드별로 다르다고 라임 측은 전했다. 이 부사장은 "사모채권이 성공적으로 매각된다면 사모채권 펀드는 내년 상반기까지 30%, 내년 말까지 70%의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며 "메자닌 펀드는 6개월 이내에 50%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나 무역금융 펀드는 구조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해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부사장은 "매수 대금의 60%는 2년 8개월 후, 40%는 4년 8개월 후쯤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대표는 "사태를 최대한 빨리 수습하기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언론·투자자 등과의 소통도 강화해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알리고, 재발 방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된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과 라임 상품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완전히 다른 종류이니 (라임 펀드의) 손실이 확정된 것으로 생각하지는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라임의 이번 환매 중단 여파가 국내 펀드 업계 전반으로 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600조원에 이르는 국내 펀드 시장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임의 기존 고객은 물론 다른 일반 투자자들까지도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펀드 자체를 불신할 수 있어서다. 그간 쌓아온 라임의 명성과 신뢰가 크게 무너졌다는 점도 치명적인 부분이다.

2012년 설립된 라임운용은 짧은 기간에 파죽지세로 성장하며 국내 큰손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운용사로 자리매김했다. 설립 초 700억원을 밑돌던 운용자산은 2017년 12월 1조5202억원, 작년 말 3조6649억원으로 빠르게 불어났다. 올해 6월 5조6791억원까지 증가했다가 현재는 4조83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운용인력은 56명이다. 올해에만 20여명을 채용했다.

현재 라임운용은 상장사 CB 장외거래, 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등의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7월 수익률 조작 의혹이 불거진 뒤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쏟아진 점도 라임을 더 어렵게 만든 배경이라고 말한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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