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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삼성SDI·LG화학, ESS 화재 대응책 서둘러 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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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화재규명 못한 정부와 기업 무책임 질타

ESS 관련 기업들까지 타격 입으며 시장 악화

“원인 규명 전 사고방지 위한 노력부터“ 입장 선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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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을 비축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양대 이에스에스 배터리 생산업체인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엘지(LG)화학이 잇따라 고강도 대응책을 내놨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의 화재원인 조사 발표 뒤에도 화재 3건이 발생한데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비한 대응책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에스디아이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설명회를 열어 “이에스에스 안에 발화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화재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개발해 전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설치·운영 중인 삼성에스디아이의 국내 이에스에스에도 회사가 비용을 부담해 새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배터리 보호를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상태 이상 신호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시공업체 정기교육 등 안전성 종합강화대책을 추진하는 데 2천억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회사 쪽은 내다봤다.

엘지화학도 이에스에스 화재 확산 방지 제품 출시를 포함한 안전성 강화 대책을 내놨다. 엘지화학은 이날 ‘이에스에스 안전성 강화와 화재 원인 규명’ 관련 자료를 내어 “화재 위험성을 차단하는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현재 국제인증을 시험 통과한 상태로 추가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시스템을 적용해 화재 확산 위험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확한 화재원인을 찾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5개월여 동안 조사하고도 지난 6월 화재원인을 결론내지 못하자 두 업체는 원인규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후로도 화재사고가 이어지면서 불안이 커지고 비난이 높아지자 고강도 대책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와 엘지화학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스에스 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종합대책으로 원인이 규명되기는커녕 특정업체를 감싸는 모양새로 보이면서 정부와 기업 양쪽에 대한 신뢰가 깨진데다 다시 화재사고가 나면서 불안감이 악화됐다. 게다가 시장 전체가 휘청거리면서 시공 관리 등 다른 업체들까지 타격이 막대해진 상황이라 정부가 양대 기업에 대책을 강하게 요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에스디아이는 이날 발표에서 ”자사의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면서도 “국민과 고객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글로벌 리딩기업으로서 위기에 빠진 국내 이에스에스 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특히 강조했다. 삼성의 선제적 대응에 뒤따른 모양새가 된 엘지화학 역시 “명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더라도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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