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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산은·수은 합병 발언 "부적절"…이동걸 "민간 논의라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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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사견에 대한 질책 뼈아프지만 잡음 사과"

일부 여당 "논의 필요성 있어"…이 회장, 추가 논의 가능성 일축

뉴스1

이동걸 한국산업은행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국점감사에서 입가를 어루만진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의 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통합 이슈가 금융권 내 최대 이슈로 부각된 상태다. 2019.10.14/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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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김도엽 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사견임을 전제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합병 이슈를 꺼내든 것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기관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월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이 여러 기관에 분산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같은 달 16일 "그분(이 회장)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더 이상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합병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예금보험공사·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 "사견이 어딨냐. 그게 공직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더군다나 합병하겠다는 수은은 현재 금융위원장이 있던 곳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무시해도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최근 금융위원장 인사 당시 이 회장에게 먼저 제안이 있었다는데 사실이냐"고 묻기도 했다. 은 위원장은 2017년 9월부터 수은을 이끌었고, 올해 9월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이에 이 회장은 "인사에 관해서는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은 위원장을 무시하는 발언은 아니다. 사견을 밝힌 것에 대해서 질책하는 건 뼈아프게 받아들이지만 확대 해석은 안 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 역시 "합병 관련해서 회장은 사견임을 주장하는데, 그 자리의 엄중함을 고려하면 사견은 아주 최소화시켜야 한다"며 "사견만 말할 거면 회장직을 그만두셔야 한다"고 질타했다.

여당 의원들도 이 회장이 사견을 전제로 발언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부 여당 의원은 산은과 수은의 합병 자체는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계 기관 간 업무가 중복돼 비효율적 부분이 있으면 조정 과정을 거친 후에 합병 의견을 내는 게 맞다"며 "방식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회장은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법률적 문제와 각기 다른 감독기관 탓에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말씀하신 것은 지적받을 만하다"며 "사견으로 발언하고, 금융당국 수장은 의견을 받자마자 의미 없는 일이라고 공개 반박하며 오히려 진지한 논의보다는 의사결정 과정 속에서 불협화음만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산은이 가지고 있는 정책금융 기능과 글로벌 역량 자체가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어 합병 후 역할을 키우는 것은 충분히 검토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회장은 "사견을 얘기해서 잡음과 부작용이 생긴 것은 공개적으로 사과한다"면서 "그럼에도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민간과 학계에서 이뤄졌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 산은과 수은의 합병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민간에서라도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비효율 사례를 묻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비효율성을 떠나 각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경쟁 차원에서 성장성 있는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대출이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우리 정책금융기관은 거액 지원이 잘 안돼서 그런 부분을 위해서라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우리 지금 4차 산업혁명 관련해 일반적인 B2C 투자는 많지만 B2B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B2B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책금융은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사안에 대해 은 의원장과 만나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며 "학문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부기관과 함께 논의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은 위원장이 취임 후에 너무 바빠서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논의할 게 많아 이 사안은 당분간 협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위가 생각할 것으로 판단 중"이라고 답하며 은 금융위원장과의 논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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