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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미군 시리아 철수에 웃는 러시아…쿠르드 반군, 시리아 아사드에 보호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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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리아 북부 철수 소식에 러시아가 웃고 있다. 달라진 외교 판도에 러시아가 궁극적으로 우위를 점하면서 서방 국가들에 대해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각) AP통신은 터키의 공세에 앞서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이 철수한 것은 러시아를 궁극적인 ‘권력의 브로커’로 남겨둔다고 보도했다. 이는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미국에 의해 버려진 쿠르드족간의 잠재적인 합의 협상을 도와주는 셈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AP통신은 "시리아에서 우크라이나까지 만들어진 새로운 긴장감은 러시아 크렘린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익을 증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의 공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결정하게 만들었다. 이슬람 국가 그룹과의 싸움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쿠르드족 주도의 시리아 민주군도 냉담하게 견제했다.

쿠르드족을 버리겠다는 미국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러시아 모스크바가 동맹국인 시리아에 확고한 지지를 보내는 것과 극명하게 대조됐다. 이는 시리아 정부가 파괴적인 내전에서 자국 영토의 대부분을 되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사력과 함께 시리아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교에 의존해 이란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스라엘, 터키에 이르기까지 지역 강대국에 손을 뻗었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는 러시아의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 시리아 분쟁에서 양측이 반대 입장을 지지했음에도 그들은 (터키 국경과 가까운 마지막 거점지인) 시리아 이들리브 지방에서 단계적 축소에 관한 협상을 벌인 끝에 새로운 시리아 헌법을 작성하는 위원회 구성에 관한 공동 회담도 열었다.

러시아는 터키와 미국의 관계가 점차 냉각되고 터키가 최근 러시아 방공 미사일을 구입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자, 터키와 화해 무드에 돌입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가혹한 비난을 불러일으킨 터키의 시리아 공세는 이제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든 셈이다.

러시아 국제문제협의회의 키릴 세메노프는 "러시아는 이 작전의 혜택을 받고 싶어하고 이로 인해 터키와의 유대 강화를 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가혹한 반응과 EU의 반응, 터키에 대한 제재 위협은 모두 러시아와 터키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시킨다"고 덧붙였다.

레셉 타이 이프 에르도간 터키 대통령은 시리아의 쿠르드족 통제 지역에 대한 공습과 포격을 개시하기 직전에 푸틴 대통령에 전화를 걸었다. 터키는 시리아의 쿠르드족 전투기들이 지난 35년 동안 터키에 대한 반란을 주도해온 불법 쿠르드 노동자당, 즉 PKK와 동맹을 맺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할 필요성을 지적했지만, 터키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터키의 권리도 강조했다. 터키의 공세에 가혹한 서구의 비판적인 입장과는 대조적으로 너그러운 입장인 셈이다.

이에 AP통신은 "러시아는 시리아에 있는 미국 연합군인 쿠르드족 전사들에게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의 품으로 돌아가라고 오랫동안 촉구해왔고 그들이 지금 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시리아 관리들과 쿠르드족 단체 대표들이 러시아와의 좋은 관계를 통해 그러한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들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또 다른 러시아의 목표를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터키와 시리아 정부간의 대화를 중개했는데, 터키가 이를 강하게 거부한 것이다

세메노프는 "러시아가 터키와 시리아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시리아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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