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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분석]1세대 인터넷 몰락…"싸이월드 20년 역사 반면교사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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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싸이월드 2.5 이미지.


1세대 인터넷 기업 싸이월드가 20여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혁신적 사업 모델로 주목받았지만 시대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문 닫을 위기에 몰렸다. 싸이월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싸이월드는 1999년 9월 1일 설립됐다. 클럽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다음에 밀려 어려움을 겪었다.

반전을 꾀하기 위해 대대적 개편 작업에 나섰다. 클럽 기반 커뮤니티 포털 형식을 도입했다. 공유형 게시판, 채팅, 투표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시장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회사는 위기를 맞았다. 현금이 고갈되는 최악 경영난에 직면했다.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야 했다.

기존 클럽 위주 서비스를 과감히 내던지는 파격을 선택했다. 2001년 진행한 미니홈피 프로젝트에 회사 명운을 걸었다.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국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발돋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니홈피, 미니미, 미니룸, 도토리를 포함한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적용했다. 2002년 겨울부터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2003년 당시 경쟁사였던 프리챌이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다. 미니홈피가 계산해주는 누적 방문자와 당일 방문자는 이용자 인지도를 방증하는 척도로 평가받았다.

싸이월드는 2003년 8월 SK커뮤니케이션즈에 합병됐다. 운영권을 손에 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메신저 네이트온과 서비스 연동을 추진했다. 2009년 9월 30일에는 네이트와 도메인을 통합했다.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끝 모를 성장세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꺾였다. 2011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09년 말 아이폰 열풍이 국내에도 불었다. 미니홈피는 아이폰 이용자들로부터 불만을 샀다. 늦은 업데이트 때문이다.

스마트폰 등장에도 싸이월드는 PC 기반 서비스를 고수했다. 이 같은 틈새를 페이스북, 트위터가 치고 들어왔다. 2012년 9월 뒤늦게 싸이월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 반격에 나섰지만 상황을 되돌리긴 역부족이었다. SK커뮤니케이션즈마저 2014년 4월 싸이월드를 떠났다. 싸이월드는 사람들 머릿속에서도 서서히 잊혀져갔다.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2016년 5월 포털 프리챌 창업자인 전제완 대표가 싸이월드를 인수했다. 이듬해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유치,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2018년 10월 1일 싸이월드는 옛날 감성을 소환했다. 방명록, 미니홈피, 다이어리 서비스를 다시 가동했다. 2018년 3월 15일에는 새 뉴스 서비스 '큐(QUE)'를 선보였다.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글을 쓰거나 다른 이용자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보상형 SNS로 반등을 노렸다. 암호화폐 '클링'도 발행했다.

하지만 경영난을 극복하진 못했다. 재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싸이월드 홈페이지는 2019년 10월 12일 접속이 차단됐다. 사실상 폐쇄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싸이월드 도메인 주소는 11월 12일 만료된다. 소유권을 갱신하지 않으면 서비스가 중단된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경영지원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사업 모델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것이 문을 닫는 배경이 됐다”면서 “국내 스타트업도 이스라엘 벤처기업처럼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란 인터넷기업협회 국장은 “싸이월드가 추억으로 사라지게 됐지만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을 통한 감성 SNS는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표]싸이월드 히스토리

(자료=업계 취합)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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