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 9개월만에 마이너스
50대 이상 고령 실업급여 수혜자 16.7% 폭증
음식·숙박업 등 최저임금 영향 업종 16.9%↑
실업급여를 받아가는 계층이 50대 이상 고령층과 음식숙박업 같은 취약업종에서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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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4%(1635억원)나 늘어났다. 올해 들어 실업급여는 9개월 동안 6차례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부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많아져서"라고 얘기한다. 실상은 다르다. 지난달 제조업 피보험자가 올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50대 이상, 음식·숙박업 같은 업종에서 실업급여 수급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특징을 노출했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취약계층과 업종을 중심으로 실직자가 많아지는 구조가 고착화하는 데다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던 제조업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9월 노동시장 동향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는 전월(8월·7256억원)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6685억원으로 여전히 7000억원 대에 육박하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의 후폭풍이 가시화되던 지난해 6000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기록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업급여를 받아간 사람은 4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6%(5000명) 증가했다.
고용부는 "지급액이 급증한 것은 구직급여 상·하한액이 1인당 17.5% 늘고, 고용보험 가입자가 3.8%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일자리 안전망으로써 구직급여의 역할이 적극 확대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제조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357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000명(0.2%) 줄었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피보험률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주력업종인 자동차에서 9000명 줄었고, 반도체 설비와 같은 기계장비업에서 4000명, 전자통신업에서 2000명 감소했다.
특히 정부의 자평은 갈수록 악화하는 고용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실제로 고용시장에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연령대와 업종에서 실업급여를 받아가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 못 사는 사람일수록 일자리를 더 많이 잃고 있다는 얘기다. "소득주도성장의 맹점이 지속해서 노출되고 있는 셈"(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0세 이상에서 실업급여 수혜자가 16.7%나 폭증했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운수업, 보건·복지사회서비스업에서도 16.9% 증가했다. 건설 경기 악화로 건설업에서도 17.2% 늘어났다. 사업체 규모로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다니던 근로자가 실직해 실업급여를 신청한 경우가 8.4% 불어났다. 고용부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구직급여자 신청자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인정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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