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킹스 타이거지수…둔화·성장정체·역성장 혼재
트럼프 취임 후 실물·금융·심리 동반 하락세 거듭
글로벌 경기가 실물 경제활동, 금융시장, 투자자 심리에서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글로벌 경기가 동반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경제회복지수(Tiger)에서 글로벌 종합지수는 올해 8월 현재 0.4428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5월 -0.2692 이후 3년여만에 최저이며 최근 고점인 2018년 1월 11.9570보다 현격히 악화한 수치다.
경제회복지수는 실물 경제활동, 금융시장, 투자자 자신감을 역사적 평균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번 지수를 토대로 글로벌 경기가 한층 악화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세계 전반에 걸친 경기둔화가 일부 주요 국가의 미약한 경제성장세, 다른 국가들의 성장 정체나 미약한 역성장(국내총생산의 감소)으로 성격이 규정되는 동반침체에 길을 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장 글로벌 경기침체(특정 기간 국내총생산의 지속적 감소를 비롯한 경제여건 악화)가 닥친다고 우려하는 건 성급하지만 근본적 개혁 의지가 거의 없고 효과적 거시경제 부양책이 제한적인 정책입안자들이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면 악화의 원인으로는 지속적인 통상마찰, 정치적 불안정성, 지정학적 리스크, 통화적 경기부양책의 효과에 대한 우려에 따라 투자와 소비가 저해되고 있다는 점이 지목됐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글로벌 무역 증가율 전망치를 1.2%로 깎아내릴 정도의 국제교역 부진도 글로벌 경기악화에 한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경제회복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8년 2월부터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고율관세를 물리고 수출입 규제를 가하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통상공방의 상대를 유럽으로도 확대해가고 있다.
실물, 금융, 심리 지수가 2018년 초를 기점으로 모두 하락해 현재 글로벌 경제가 동반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 캡처] |
국가별 종합지수를 보면 선진국과 신흥국의 종합지수는 각각 1.6760과 -1.2992로 함께 내림세를 노출했다.
한국의 종합지수는 올해 8월 현재 -7.5127로 2009년 1월 -9.0215 이후 10년여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한국은 실물 경제활동, 금융시장, 투자자들의 자신감 등 세부지수가 함께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종합지수는 최근 고점이던 2017년 10월 11.0748 이후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더불어 급격한 하락을 거듭했다.
미국은 5.1008로 다른 주요 국가들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했으나 하락세는 면치 못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이 가계와 고용은 여전히 튼실하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급격한 둔화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종합지수는 3.0296으로 올해 초보다 나아졌으나 작년 고점보다 눈에 띄게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둔화는 뚜렷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지속에 따른 큰 우려를 고려할 때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일본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종합지수가 떨어져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인 4.2976을 기록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일본 경제가 글로벌 수요감소, 소비세 악영향, 고질적 저물가 등 다수 맞바람에 직면했다며 실물, 금융이 모두 약하고 기업과 가계의 심리도 가라앉아 더 심한 경기부진이 다가올 조짐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엔진인 독일은 경기침체 우려에 시달리고 있으나 소비가 아직 튼실하고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의 경제전망 호전으로 버티고 있다고 평가됐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 글로벌 경제성장에 기여해온 주요 신흥국들도 지금은 경기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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