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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중국의 판정승' 평가에 트럼프 "中 즉시 美농산물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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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중국 측 판정승" 비판에 대한 대응차원

가장 많을 때도 수입량 260억달러였는데 400억달러 가능한가 의문도

불안한 협상…"정전 아닌 휴전"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무역협상을 위해 중국측 대표로 참여한 류허 중국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정식 합의문서에 사인하기 전에 즉시 미국 농산물을 매입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엄청난 양의 미국 농산물을 즉시 구입할 것”이라며 “정식서명까지 3~4주 걸리는 서명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난 11일 이뤄진 무역합의가 중국 측의 ‘판정승’이라는 비판이 나온 뒤에 이뤄졌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중국은 400억~5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동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평가는 인색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이미 추가 관세를 보류했지만, 중국의 약속이 이행되려면 아직 상당한 작업이 남아있다”며 “당신이 중국이라면 이 결과에 매우 만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중국의 농산물 수입 규모가 이미 2년 전에 제시한 수준과 같으며 지식재산권 보호와 통화정책에 대한 약속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 결과가 장기간 무역전쟁을 벌이며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든 가치가 있었냐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정 도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이 실현 가능한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량은 가장 수입량이 많았던 2012년 기준으로도 260억달러, 2018년은 9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의 미국 농산물 대량 구매는 장애물이 높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미·중 무역협상 때도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한다는 조건으로 대중 관세 확대를 유예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후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사들이지 않고 있다며 관세를 올린다고 번복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협상문 등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 자체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합의 내용에 대해서도 온도 차가 엿보인다. 미국은 1차 협상이 끝났다고 했지만, 중국은 “협의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 정도로 가름했다.

투자은행(IB)들은 무역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잇따라 분석을 내놓았다. 아트 카신 UBS 애널리스트는 “나는 이번 합의가 우리를 크리스마스로 인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15% 관세율 부과가 결국 이뤄질 가능성이 60% 이상이라고 봤다. 다만, 이번 합의로 그 시점은 12월 15일이 아닌 내년 초로 예상했다.

이번 협상이 ‘정전’이 아닌 ‘휴전’이라는 시각은 결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미루게 될 것이고,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을 분리하려는 노력할 것이며 이는 글로벌 경제 전반의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경제적 파급효과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에버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 것이 설득력이 없다”며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용납하지 않는 한 무역전쟁은 지속될 것”이고 “징벌적 관세가 남아 있는 한 우리는 미·중 경제관계를 좋지 않다고 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이같은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그는 “금융 서비스나 다른 거래도 준비에 돌입했다”며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좋고, 1차 협상이 끝난 즉시 우리는 2차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힐은 11월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서 1차 합의안에 대한 공식 서명이 이뤄질 것이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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