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경기 부진 속에서도 실적 '우뚝'…비상 앞둔 KT&G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종목 대해부]국내외 담배 부문 실적 개선세 뚜렷한 KT&G, "주가 오를 일만 남았다"

머니투데이

/사진=KT&G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말 그대로 폭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외 악재에 국내 경기 침체가 맞물린 탓이다. 그러나 이 같은 '폭락장' 속에서도 실적이 탄탄한 종목들의 주가는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변동성이 적은 실적 개선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올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실적 개선주가 바로 KT&G다. KT&G는 올해 초 9만7600원에서 지난 11일 10만2500원까지 소폭 상승했다. 기관 투자자와 연기금 등의 순매수세가 돋보였다. KT&G의 지난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2558억원, 영업이익 46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2%, 25.9% 늘었다. 올해 3분기에도 역시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 1987년 설립된 KT&G, 30년만에 70여개국에 수출·세계 5위 담배회사로 도약

KT&G는 1987년 4월1일 정부투자기관인 한국전매공사로 설립됐다. 1989년 4월1일에는 한국담배인사공사법에 의해 주식회사 한국담배인삼공사로 개편됐다. 이후 1997년 10월 공기업의 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법상 주식회사로 경영체제가 변경됐다. 2002년 12월 정부 지분을 완전 매각하고 정관 개정을 통해 사명을 KT&G로 바꾸고 민영화했다.

KT&G의 주력 사업 분야는 담배의 제조와 판매 등이다. 이 밖에 홍삼 등의 제조와 판매, 분양 및 부동산임대, 의약품과 화장품 제조 및 판매 등도 함께 하고 있다. KT&G의 현재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은 60%를 넘는다. 다국적 담배회사와 경쟁해 자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지키고 있는 담배 기업은 세계적으로 KT&G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G는 꾸준히 해외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현재 70여개국에 담배를 수출하는 세계 5위 담배 회사로 도약했다. KT&G가 처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1988년 담배시장 문호가 개방되면서다. 1988년 수출량은 1억4800만개비였다. 이후 KT&G는 이란, 터키 등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15년 해외 판매량이 465억개비로 늘어나며 수출이 내수(406억개비)를 처음 넘어서게 됐다. 2016년에는 487억개비를 수출하며 9414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했고 2017년에는 550억개비를 수출하며 사상 처음으로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한 비결은 현지화 전략이다. KT&G는 커피 산업의 중심지인 과테말라를 공략하기 위해 커피 향을 첨가한 담배를 출시했다. 높은 기온과 습도 때문에 야외에 오랜 시간 있기 어려운 나이지리아에는 빠르게 흡연할 수 있는 슬림형 담배를 출시해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KT&G가 계속해서 현지화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해외 매출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 실적 개선세 뚜렷…업황·배당 매력까지 좋아 기대감 ↑

최근 들어 KT&G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역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기적 실적과 중장기적 흐름이 모두 좋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3분기 KT&G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3693억원, 428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5.8%, 19.9% 상승한 수치다. 우선 국내 일반 궐련형 담배 점유율 상승이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자담배 판매량 증가도 매출액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밖에 수원 부지 개발에 따른 분양수익 증가도 기대되는 요소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지역의 수출이 부진한 점이 '옥에 티'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상황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기저효과가 예상된다. 신시장 확대와 환율 상승 등으로 수출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홍삼 관련 실적 등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업황도 나쁘지 않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 인상이다.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진행 목적은 담배 종류간 세율 비교를 위한 객관적 기준 마련인데, 만약 세율이 인상된다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어 KT&G 실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높은 배당 매력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 중 하나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아지면 주가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과 실적 개선 전망을 감안하면 KT&G의 배당수익률은 올해 4%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KT&G는 2000년 이후 주당 배당금을 감액한 사례가 없다. 회사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 전문가들 "불안한 상황에서 안정성 최고…주가, 점진적 우상향 전망"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다른 종목들과는 다른 안정성이 KT&G의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국내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침체 등으로 대형 내수기업들 실적이 쇼크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KT&G의 실적은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 판매량이 늘면서 KT&G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들도 KT&G의 실적이 계속해서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매출액을 5조120억원, 내년 매출액을 5조3860억원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매출액을 4조9890억원, 내년 매출액을 5조2990억원으로 전망했다.

현재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상승 및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 등 우호적인 거시 환경과 펀더멘털 회복을 감안하면 현재의 주가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분양수익 증가와 담배 수출 환경 개선에 따라 내년까지 이익 증가 가시성이 높다"며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KT&G는 담배 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국내외 담배 부문 실적 개선이 주가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담배 부문은 40%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전자담배 출시 초기 일반 궐련형 대비 낮은 마진을 보여 전체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마진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전자담배가 외형 성장에 기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2분기 국내 담배 부문 전체 마진은 과거 수준인 40%로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해외 담배 실적과 관련해서는 "신시장의 경우 지난 1분기에는 역기저효과로 다소 부진했지만 2분기부터 30% 이상의 성장세를 회복했다"며 "해외법인도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적극적인 신제품 출시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