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레이 출시로 경차 전성기…올 8월 누적판매 2012년 대비 44.7%↓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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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00cc 이하급 경차 판매(1~8월 누적 기준)가 201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13일 자동차 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1~8월 내수 경차 판매는 2010년 이후 최저치인 8만2175대에 머물렀다.
2010년 이후 최저치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8만9308대)보다도 7.9% 감소한 수치다. 전성기였던 2012년 수치와 비교하면 무려 44.7% 줄었다.
경차 인기 하락에 앞서 국제유가가 먼저 떨어졌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통행료와 주차비 할인 등 경차 혜택도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경차 구매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1991년 국민차 프로젝트로 시작한 경차=우리나라 경차의 역사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의 국민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첫선을 보인 모델이 대우국민차 티코였다.
당시 대우차는 경차 개발 및 생산을 위해 별도 법인 ‘대우국민차’를 출범시켰다. 차 길이(3600mm)와 배기량(당시 800cc) 등 경차 기준에 맞춰 최초의 모델 티코를 선보였다.
일본 스즈키 경차 ‘알토’를 베이스로 한 티코는 당시 200만 원 초반의 가격을 앞세워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렸다.
차 가격은 당시 대우차 신입사원이 월급여를 꼬박 3개월을 모으면 살 수 있는 수준이었다.
출시 첫해 6개월(6~12월) 사이에 3만7778대가 팔렸고, 이듬해인 1992년 단일 차종으로 10만1888대나 팔렸다.
그 해 내수 시장 전체가 126만8374대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 점유율은 8.03%에 달했다.
이처럼 황금알을 낳는 경차 시장에 곧바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아토스와 비스토를 앞세워 뛰어들었다.
1997년 IMF와 2008년 리먼쇼크 등 경제위기 속에서 경차는 더욱 빛을 발했다. 소규모 자영업자와 법인 영업수요 등에 힘입어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차 전성기를 2012년으로 꼽힌다. 당시는 현대ㆍ기아차가 각각 아토스와 비스토를 단종하고 새로운 경차 플랫폼을 앞세워 기아차 모닝만 팔던 때였다.
기아차 모닝과 GM대우(당시) 마티즈가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기아차는 모닝을 베이스로 혁신적인 크로스오버 ‘레이’를 선보였다. 레이가 가세하며 경차 시장은 단박에 전성기로 직행했다.
◇2012년 레이 가세하며 경차 시장 전성기 누려=2011년 말 선보인 레이는 단박에 경차 시장을 확대하는 주인공이 됐다.
차 길이와 배기량은 기존 모닝과 동일했다. 그러나 실내 공간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다.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던 일본 다이하쓰 ‘탄토’처럼 2열 도어를 슬라이드 방식으로 짜낸 덕이다. 물론 차에 오르내리기 편하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레이의 가세로 2012년 한해 국내 경차 시장은 역대 최대치인 21만6752대를 기록했다. 당시 1년 내수 자동차 시장(141만1000여 대) 가운데 무려 15.4%를 차지했다.
(사진제공=미디어GM / 기아글로벌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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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경차가 최근 위축된 이유는 국제유가 하락과 다운사이징의 종료, 나아가 이로 인한 차급 대형화 추세 탓이다.
2008년 리먼쇼크 이후 배럴당 150달러 안팎을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2015년 5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배기량을 낮춰 기름값을 아껴보겠다는 이른바 다운사이징 트렌드 역시 국제유가 하락과 맞물려 점진적으로 사라졌다.
◇국제유가 하락에 경차 구매력 감소=자연스레 대배기량 고성능차와 고급차 시장이 확대했고, 기름 많이 먹는 SUV와 픽업에 대한 부담감도 사라졌다.
이들이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다.
결국 국내 경차들은 별다른 모델 변경 없이 이전 모델을 고수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해외에서 △쉐보레 스파크와 △기아차 모닝은 각각 크로스 오버 개념을 담아 △스파크 액티브 △모닝 X-라인 등을 내놓고 있다. 경차지만 차 높이를 조절하고 SUV 분위기를 낸 차들이다.
그러나 내수에서는 여전히 기본형만 고수 중이다. 수익성이 크지 않은 만큼 후속 모델 개발에도 인색한 편이다.
결국 현대차와 광주시가 추진 중인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뽑아낼 경형 CUV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시장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내수 경차 시장이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차 판매는 국제유가와 반비례 경향이 뚜렷하다”며 “다만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현대차의 경형 CUV 등 다양한 형태의 경차가 등장하면 내수시장 확대는 물론 수출 다변화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김준형 기자(junio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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