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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KIST 빛낸 조형물에 '조민' 이름" "그사람 맞다"… 국감장 웃음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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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조형물서 조민 이름 빼라"... 與 "조민 이름만 빼는 건 곤란"
KIST 원장 "조국 딸 허위 인턴증명 발급자, 檢 발표 전이라도 징계 검토"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원(KIST) 원장은 11일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조민(28)씨에게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광렬 KIST 기술정책연구소 소장에 대해 "빠른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가출연 연구기관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으로부터 '이 소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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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KIST 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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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장은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57)씨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조민씨의 인턴 증명서를 발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원장은 '이메일을 통해 인턴 증명서를 보냈다고 하는데, 이 소장의 이메일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인턴 증명서에) 인장 표시는 돼 있지 않고 개인 사인만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KIST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검찰 수사 발표 전 징계가 필요하다'고 했고, 이에 이 원장은 "네, 잘 알겠다"고 했다.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KIST는 1급 국가 보안 시설인데 출입증 없이 출입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조 장관 측에서 조민씨가 실제로 KIST 3주 인턴을 채우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건물 출입구에서 여러 명이 함께 들어가서 출입 기록이 없을 수 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이 타당한지에 관해 질의한 것이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조민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는 대학 때 3주간 인턴을 했다고 돼 있고, 조 장관은 '2주 동안 했다'고 했다"며 "그런데 KIST 출입관리 시스템을 살펴보니 조민의 방문증 발급 내역은 단 3일"이라고 했다.

이에 이 원장은 "출입증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는 '출입증을 중복해서 썼을 수 있다'는 취지의 조 장관 해명이 사실상 틀렸다고 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조 장관 딸 인턴) 당시에는 '스마트게이트(smart gate·자동 출입문)' 시스템이 아니었다. 따라서 (전자출입증) 태그(tag·갖다 댐)가 아닌, 경비실 방문을 통해 출입증이나 방문증을 발급받는 시스템이었고 모든 개인은 각자 출입 여부 확인을 거치게 돼 있다"며 "(출입증을 중복해서 썼다는) 조 장관 말이 사실이라면 대학생이 청와대를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같은 당 김성태(비례) 의원은 KIST L3연구동 앞 조형물에 '조민'이란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실이라면 조형물에서 이름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김경진 의원이 "KIST를 빛낸 인물을 써놓은 조형물에 그 '조민'이 (조 장관 딸) 그 조민 아니죠?"라고 묻자, 이 원장은 "아마 그 사람 맞는 것 같고요…"라고 했고 국감장에 웃음이 터졌다. 이 원장은 "동명이인은 아니다"며 "다만 해당 조형물은 KIST를 거쳐 간 별정직, 학생 등을 포함한 2만6000여명의 전체 명단"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3일에서 5일 간 스쳐간 인턴이고 증명서도 허위인데 그런 사람 이름이 조형물에 있는 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하자, 이 원장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원장은 '조 장관 딸 이름을 조형물에서 빼야 한다'는 질의에 "검토해보겠다", "상의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조민 이름만 빼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며 "KIST가 직접적 계약 관계를 통해 관계를 맺은 모든 연구자, 학생, 임시직의 전산이 자동 추출돼 2만6077명의 이름이 (조형물에) 들어갔다고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기준에 의해 넣었으니 뺄 때도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복잡할 것 같으면 그냥 두든지, 다 조사해 기준에 의해 빼든지, 조형물 자체를 없애든지 고민하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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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설치된 모니터에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이름이 새겨진 KIST(한국과학기술원) 내 조형물의 사진이 나타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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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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