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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홍콩 시위 참여한 15세 소녀 '의문의 죽음'..."경찰이 성폭행" 공개 고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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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가 반(反)중국 시위에 활발하게 참여했던 15세 소녀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했다.

11일 빈과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홍콩 바닷가에서 옷이 모두 벗겨진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송환법 반대 시위 등에 활발하게 참여했다가 지난달 19일 실종된 천옌린(陳彦霖)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

홍콩 시위 참여 여성의 의문사를 보도한 빈과일보 영상 뉴스 화면. /트위터 캡처


빈과일보는 천예린이 수영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을 정도로 수영 실력이 뛰어났던 점을 들어 익사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뒤 바다에 버려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야당 의원 투진선(塗謹申)은 천옌린이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됐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경찰이 그의 실종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했던 홍콩 여대생이 구치소에서 경찰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저녁 홍콩 중문대 캠퍼스에서 재학생과 졸업생 14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학 당국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자신을 소니아 응이라고 소개한 한 여학생은 경찰에 체포된 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역 시위 진압 과정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산욱링 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는 "우리는 경찰이 저쪽으로 가라고 하면 저쪽으로 가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라고 하면 들어가고, 옷을 벗으라고 하면 옷을 벗어야만 했다"며 "성폭력과 학대를 당한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 명이며, 가해 경찰도 여러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 "경찰에 체포된 후 우리는 도마 위의 고기와 같은 신세여서 구타와 성폭력을 당해도 반항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용기를 내어 마스크를 벗는다면 당신도 우리를 지지하고 중문대생을 포함한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을 비난할 수 있겠느냐"면서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드러냈다. 홍콩 경찰은 그의 공개 고발 후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 있는 산링욱 구치소에서는 경찰이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이들을 구타하고 가혹 행위를 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성폭행하거나 살해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나서서 진상 조사를 약속하기도 했다.

람 장관은 지난달 27일 시민과의 대화에서 "이 구치소는 앞으로 더이상 경찰이 이용하지 않을 것이며 소문의 사실 여부도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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