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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건강사유로 구속영장 기각, 2018년 이후 조국동생이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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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후폭풍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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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권 씨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놓고 좀처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건강 상태'를 거론한 탓이다. 법원과 검찰 안팎에선 "다른 피의자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선례로 남기라도 하면 악용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매일경제신문 조사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지난 9일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공개한 주요 사건 피의자들의 구속영장 기각 건수는 총 78건(재청구 포함)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9일 효성그룹 비자금 사건 피의자인 조현준 회장 측근 홍 모씨를 시작으로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수사 은폐 의혹 사건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의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건강 상태'가 언급된 건 조씨가 유일했다. 그동안 국정농단이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주요 사건에서 피의자가 건강 문제를 주장한 적은 여럿 있었지만 실제 법원이 이를 인용해 구속영장을 기각한 일은 처음이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비선실세' 최순실 씨 딸의 학사 비리에 연루된 김경숙 이화여대 교수는 암 투병 중이었지만 구속됐다. 지난해 2월 임대주택 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도 영장심사 때 척추염과 고혈압 등 건강상 문제를 호소했지만 구속됐다. 뇌물 사건으로 기소된 이우현 전 한국당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법원과 검찰 안팎에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로 건강 상태를 언급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속 사유는 증거인멸·도주 우려와 혐의의 중대성을 갖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건강 문제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기각 사유에 건강 상태가 언급되려면 몸이 매우 안 좋아 병상에 누워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 정도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건강 문제를 주장한 많은 피의자가 구속돼왔기 때문에 이번 사유는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사례가 선례로 남으면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는 "많은 피의자가 너 나 할 것 없이 건강 악화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정경심 씨의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씨의 구속영장을 조만간 재청구할 방침이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도피에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고, 객관적 증거와 이미 구속된 종범 2명의 진술 등에 비춰볼 때 책임을 질 사람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각 사유로 언급된 '건강 상태'에 대해선 "구인영장 집행과 영장심사 등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법원에도 이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씨가 유시민 씨와 검찰에 불리한 인터뷰를 해 심야조사를 했다는 여당 주장에 대해 "8일 오전부터 김씨와 일정을 조율했고, 김씨 측에서 '개인적 이유로 오후 7시 이후에 출석이 가능하다'고 먼저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유씨가 "검찰이 인터뷰 녹취록을 유출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특정 언론에 유출한 사실이 없고, 김씨 변호인이 복수의 기자들에게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의 유튜브 방송에 대해선 "수사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오보나 추측성 보도가 계속돼 수사 진행에 장애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윤규근 총경에 대해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총경은 큐브스 대표였던 정 모씨에게 주식을 받고 수사를 무마해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을 받고 있다.

[송광섭 기자 / 성승훈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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