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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가장 책임질 사람이 기각" 檢, 조국 동생 영장 재청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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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 관련 비리 의혹을 받는 조 장관 남동생 조모씨가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대기하고 있던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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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조 장관의 동생인 조모(52)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➀ 범행 관련 책임의 정도 ➁ 증거 인멸 우려 ➂ 건강 상태 등 측면을 고려했을 때 영장이 발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檢 "조국 동생 전체 기획·실행 주도"



검찰은 웅동학원 허위소송 및 교사 채용비리 혐의에 있어 학원 사무국장을 맡았던 조씨의 책임 정도가 가장 크다는 입장이다.

조씨는 웅동학원 공사 대금과 관련해 허위 소송을 벌여 웅동학원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와 웅동중 교사 채용 과정에서 교사 지원자 2명으로부터 각각 1억원씩을 받은 뒤 이들을 채용시켜준 혐의(배임수재) 등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모두 '학원 사무국장 지위의 임무를 위반한 범행'이라고 봤다.

검찰은 특히 조씨가 채용비리 관련 범행을 주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가 배임수재·업무방해 등을 전체적으로 기획했고, 이미 구속된 종범 2명에게 역할을 분담해 실행을 주도했다”고 했다. 이어 "더 나아가 범행으로 취득하는 대금을 향유하는 등 배임수재 범행에 있어 책임 정도를 비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혐의 입증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 소송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공사계약서 등 확보한 객관적 물증과 웅동학원·고려종합건설 등 관련자의 진술로 충분히 입증됐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조씨가 교사 채용 대가로 받은 돈 중 일부가 조 장관 모친인 박정숙(81) 웅동학원 이사장 등 가족에게 흘러 들어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檢, "조국 동생 증거인멸 등 가장 무거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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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조 씨는 이날 영장심사 심문을 포기해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은 이날 법원 모습.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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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의 구속 영장 발부는 앞서 구속된 이들의 구속 영장 발부 사유를 비교해봐도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검찰 입장이다. 조씨에게 돈을 전달한 조모씨, 박모씨는 증거인멸 등 우려로 각각 지난 1일, 4일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과 도피 관련 가장 무거운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건 중요한 부분"이라며 "객관적인 증거와 이미 구속된 종범 진술 등에 의할 때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질 사람이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조씨가 구속된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해외로 도피시킨 정황도 확보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당시 증거인멸 혐의만으로 삼성 임직원 8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검찰 내부에서는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돈을 받고 증거인멸까지 지시한 사람은 구속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피의자 건강 상태’?…檢 갸우뚱



조씨의 영장 기각 사유 중 하나로 언급된 ‘피의자 건강 상태’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는게 검찰 입장이다.

조씨는 영장 심사 하루 전인 7일 "허리디스크가 악화돼 8일 수술을 받기로 했다"며 영장 심사 연기를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의사 출신 검사를 파견해 주치의가 발급한 소견서를 확인했다. 당시 소견서에는 건강 상태는 물론 조씨가 주장한 수술 필요성 여부 등에 대한 의견까지 기재돼 있었다고 한다.

이에 검찰은 부산의 한 병원에 있던 그를 구인해 서울로 데려왔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심사 등 후속 조치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객관적 검증 절차를 거쳤고, 그 결과 충분히 형사사법절차 진행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 내용까지 법원에 충분히 소명했다"고 했다. 검찰 확인 결과 조씨가 수술을 받을 정도로 허리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조국 법무 장관 “국정감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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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자택에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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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 장관은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국정감사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짤막한 입장을 내놨다. 이어 ‘검찰이 동생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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