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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유시민은 오직 조국·정경심만…" 성재호 KBS 사회부장 사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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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성재호 KBS 사회부장.


KBS 측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았던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37) 차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해당 인터뷰를 보도한 성재호 KBS 사회부장이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성 부장은 10일 사내게시판에 인터뷰 전문과 자신의 입장을 올리면서 보직 사퇴 뜻을 전했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8일 오후 유튜브 방송에서 김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KBS 측이 김 차장과 인터뷰를 했으나 보도는 하지 않고 검찰에 이 내용을 공유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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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부장은 “지금은 많은 사실관계가 더 드러났지만, 당시 조 장관과 아내는 사모펀드 투자과정에서 운용사의 투자처와 투자 내용 등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계속 주장해왔다”며 “그런데 인터뷰 취재 과정에서 정 교수가 사전에 알았다는 정황 증언이 나온 거다. 인터뷰 90% 이상은 정 교수의 펀드 투자 관련 얘기였다. 이 얘기보다 중요한 다른 맥락이 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KBS 보도를 옹호했다.

이어 유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자산관리인의 피의사실 즉 ‘증거인멸’ 혐의를 검찰에 물은 게 아니다. 자산관리인이 말한 장관 부인의 의혹을 검찰에 물은 것”이라며 “검찰에는 당시 우리 보도가 별반 새로울 게 없었다”고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성 부장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집사에게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MB 집사의 의혹’이 아니라 ‘MB의 의혹’과 관련된 증언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수사 중인 검찰에 확인 시도를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당시에도 그랬다”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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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갈무리


성 부장은 정 교수를 향해 “이제 자산관리인을 놓아주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자산관리인은 정 교수 때문에 형사 처벌 위기에 빠졌다. 한 사람을 범죄에 몰아넣었으면 적어도 반성은 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정 교수는) 자신은 시킨 적 없다며 모든 잘못을 자산관리인에게 몰고 있다. 여전히 자신에게 향하는 비판을 막아줄 총알받이가 돼달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성 부장은 유 이사장에 대해 “그는 스스로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고, 자신의 진영을 위해 싸우며 방송한다”며 “‘알릴레오’가 시대정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나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 이사장에게는 자산관리인이 정 교수 때문에 범죄자가 될 위기에 몰려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라며 “오직 조 장관과 정 교수만 중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성 부장은 “지난 10여년 많이 싸우면서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은 책임감도 가졌다. 마음의 짐도 많았다. 그런데 이젠 짐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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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재단은 ‘짜깁기 편집’이라는 논란이 확산하자, 10일 인터뷰 녹취록 전문뿐 아니라 유 이사장이 이날 오전 11시 48분에 김 차장으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한편 성 부장의 보직 사퇴 의사는 KBS가 인터뷰와 관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반발 의사로 풀이된다.

KBS가 조사위원회 구성 입장을 밝히자 사회부 기자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성 부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의사로 KBS 보도국은 부장급 인사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BS는 성 부장 사퇴 수용 여부, 내부 반발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연합뉴스, 노무현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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