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3 (목)

[ESC] 어묵과 비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이번 주 ESC를 준비하면서 말이죠. 왜냐고요? 주제가 ‘어묵’이라서요. 어묵은 우리에게 친근한 먹거리입니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면 더 생각나는 음식이죠. 추운 겨울철과 짝꿍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행여나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여름이 다시 온 것처럼 더워진다면 준비한 얘기가 말짱 도루묵이 될까 걱정이 되더군요. 독자님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 겁니다. 하지만 이런 제 생각은 기우였어요. 유선주 객원기자는 “어묵은 이제 계절과 상관없이 먹는 일상식”이라고 말합니다. 베이커리에서 파는 디저트 같은 어묵도 출시됐다고 해요.

어묵의 역사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연도 많더군요. ‘고기떡’이라고 불린 적도 있어요. 1970년대 포장마차의 인기 안주 참새구이를 몰아낸 것도 어묵이더군요. 특이한 이름의 어묵도 있어서 놀라기도 했어요. ‘갑질어묵’. 강원도 속초의 한 어묵 전문점 이름이더군요. 요즘 속초는 신기한 공간이 늘고 있어요. 로봇이 서빙하는 식당이 생겼고, 가슴 떨리게 하는 희한한 서점들도 하나둘 불을 밝히고 있어요. 다음엔 속초로 여행 가봐야겠어요.

최근엔 어묵의 영문 명칭 공모전도 열렸다고 해요. 기획 의도는 훌륭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아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어쨌든 서양 먹거리만 판치는 듯한 우리 식탁에 어묵의 변신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사연들로 날씨와 상관없이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이런 일은 뜻밖에 우리 곁에 가까이 있더군요. 디저트인지 세제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예쁜 천연비누를 열심히 만들고 파는 업체가 있더군요. 환경을 염려하고, 함께 일하는 동료의 삶까지도 챙기는 그런 곳들이었어요. 손을 뻗으면 그들의 철학에 쉽게 동조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이번 ESC에서 소개합니다.

한겨레

한겨레

박미향 팀장 mh@hani.co.kr

[▶동영상 뉴스 ‘영상+’]
[▶한겨레 정기구독] [▶[생방송] 한겨레 라이브]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