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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생중계된 獨 유대교회당 총격사건…전세계 2200명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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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유대교 최대 기념일 노린 무차별 총격 사건…트위치로 전세계에 생중계돼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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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동부 도시 할레 시민들이 총격사건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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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동부 도시 할레의 유대교회당 인근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최소 2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돼 충격을 주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할레의 한 유대교회당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교회당 밖에 있던 여성 1명과 케밥 가게 인근에 있던 남성 1명이 숨졌다.

용의자들은 사건 당시 전투복을 입고 다수의 무기로 무장했다. 현재 용의자 1명이 체포됐으며 나머지는 차를 타고 도주한 상태다. 체포된 용의자는 극우성향의 27세 독일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유대교회당 안으로 들어가려다 문이 잠겨있는 것을 확인했다. 유대교회당 밖 유대인 묘지 쪽으로 수류탄을 던졌고 곧 가까운 케밥 가게로 향해 무차별 사격을 했다. 할레 시 정부 대변인은 "유대교회당 앞과 이에 딸린 공동묘지에서 총격이 발생했고 두 번째 총격은 인근 케밥 가게를 겨냥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트위치를 통해 35분간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용의자들은 독일어와 영어로 범행 장면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들은 영상에서 자신들이 가진 총을 '개조된 총'이라고 소개하면서 수류탄 발사에 실패하자 사과하기도 했다. 한 목격자는 "범인들이 카메라가 달린 철제 헬멧을 쓰고 있었다"며 "그 후 범인이 경찰차를 향해 총을 쐈다"고 전했다.

트위치는 아마존이 운영하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트위치 측은 이 총격사건이 생중계된 사실을 확인한 뒤 "오늘 독일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에 놀랐고 비통하다"며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기 위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 이 혐오스러운 행동을 담은 콘텐츠를 올리는 계정은 어떤 것이든 영구 정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은 실시간으로 5명이 시청했고 업로드된 후 삭제되기까지 30분 동안 약 2200명의 사람들이 시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은 유대교 최대 기념일인 '대속죄일'(욤 키푸르·Yom Kippur)이었다. 이를 맞아 당시 유대교회당에는 70~80명 정도가 모여 있었으며 용의자들은 이를 노리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통상 테러 의심 사건과 국가 안보 사안을 다루는 독일 연방 검찰이 이번 할레 총격 사건을 맡는다"고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의 한 유대교회당 앞에 방문해 "오늘은 굉장히 쓰린 날이다. 나와 정치인들의 목표는 모든 사람들이 안전한 곳에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당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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